Frontiers in Political Science

강명세(아시아연구소), 김종철(아시아연구소)

이 글은 2024년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속에서 유권자들이 반민주적 수단을 정당화하는 요인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 법치주의에 대한 신념은 반민주적 정당화를 억제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었으며, 탄핵에 대한 입장이 다른 집단을 향한 정서적 양극화는 이를 크게 증가시켰다. 양대 정당 지지자들은 무당파보다 반민주적 수단을 더 정당화하는 경향을 보였고, 정서적 양극화의 영향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보다 국민의힘 지지자에게서 강하게 나타났으며 포퓰리즘 성향도 이러한 효과를 강화했다. 그러나 양 진영 모두 반민주적 수단 자체에는 기본적으로 부정적이라는 규범적 공감대를 공유했으며, 이는 한국 민주주의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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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 유코(아시아연구소)

경제성장을 이룬 아시아 각국은 APEC, RCEP 등을 통해 경제적 연계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EU와 같은 정치적 통합의 움직임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전후 80년을 맞아 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느슨한 공동체의 싹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점차 심화되는 아시아의 교류와 화해의 현재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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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아시아연구소)

지금까지 비수도권의 생존 방식은 수도권의 희생양 지역 전략일 수밖에 없었다. 지역의 자립과 자생을 먼저 고민하기보다는 에너지, 먹거리, 관광 등 수도권 지역에 필요한 자원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도권의 호감을 얻기 위해 자기 지역을 끊임없이 변화시켜 왔다. 그러다 보니 지역 주민이 아닌 외부 특히 수도권 전문가가 지역 사업을 디자인하고 책임지는 일도 빈번하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식화하고 있다.
출처: 일본 외무성

2016년 발표된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은 기존 ‘아시아-태평양’으로 불리던 지역적 범위를 ‘인도-태평양’으로 재편하면서, 역내 국가들의 지역적 인식 틀과 이에 기인한 전략적 사고의 변화를 촉진하였다. 이는 미국의 패권적 힘의 상대적 쇠퇴와 중국의 급부상, 비전통안보 위협의 복합적 발현,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경제안보의 대두 등 국제 체제 내 변화를 촉발하는 요인들이 동시다발적·다층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다. 이에 일본은 새로운 외교적 대전략으로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상하고 추진함으로써 기존 수동적이고 반응적 외교에 머물렀던 일본의 외교를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뮤지션 TuanTigabelas의 공연 장면
출처: Instagram(@tuantigabelas)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힙합 문화는 1980년대 중반부터 인도네시아의 청년 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그중에서도 음악 장르로서의 힙합과 랩은 점차 인도네시아의 언어로 인도네시아 동시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험과 감정을 담아내는 매개로 발전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장르 음악의 지형은 상업성과 대중성을 추구하는 곡부터 사회 비판과 저항정신을 강조하는 곡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한 랩의 언어에 담긴 메시지는 시대에 따라 바뀌는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과 결합하며 대중들에게 서로 다른 호소력을 지니게 된다. 이 글에서는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전개된 인도네시아의 힙합과 랩이 시대와 삶의 모습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살펴본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이 마오쩌둥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clmcdk fejcn (Pexels)

글로벌 지식기반 경제에서 대학은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혁신 거점이다. 중국은 막대한 재정을 투여해 고등교육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개혁하며 연구 생산성 세계 1위를 달성했으나, 학문 다양성 고사, 학술 자유 위축, 자포자기에 해당하는 고학력 청년의 ‘탕핑’ 현상 등 구조적 한계도 노출했다. 반면 한국 고등교육은 입시 서열 중심의 ‘상징 자본’에 치중하여 지식 생산 유인 구조가 부족하고 ‘지식 공동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이 고등교육을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과감한 재정 투자와 균형 잡힌 연구 벨트를 벤치마킹하되, 기초학문 보호, 지식 노동 보상 체계 법제화, 지역 거점 대학의 자율 재정 지원, 수능 서열이 아닌 지식 생산성 중심의 평가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대한지리학회지』 61권 1호

황규홍(시흥도시공사), 정현주(아시아연구소)

이 글은 지방소멸 담론이 청년들의 고향에 대한 복합적인 장소감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소멸’이라는 담론은 청년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고향의 긍정적 가치마저 부정적으로 재해석하게 만들어 고향에 대한 애착을 약화시키고 이주를 정당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장소감은 개인의 경험뿐 아니라 사회적 담론과 정동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Studies 24(1)

한새롬(숙명여자대학교), 황의현(아시아연구소)

이 글은 한국이 글로벌 사우스를 신흥 강국, 개발협력 대상, 협력 파트너라는 세 가지 담론으로 구성하고 있음을 분석한다. 또한 글로벌 사우스는 한국의 발전 경험과 중견국 정체성을 비추는 ‘거울’이자, 글로벌 역할을 수행하는 ‘무대’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담론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의 글로벌 위계질서를 재생산할 가능성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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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연(아시아연구소)

음악은 근현대 이란 연구의 핵심 주제다. 이 책은 20세기 이후 이란 음악이 사회와 정치를 매개하고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수행한 역할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입헌혁명, 1979년 혁명, 이란·이라크 전쟁, 녹색운동, 여성·생명·자유 운동 등 주요 역사적 사건뿐 아니라 국가 건설과 전후 재건 과정에서도 음악이 중요한 사회문화적 기능을 수행했음을 보여준다.

서울의 야경
출처: 저자 제공

한국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이주 목적지가 되고 있다. 동시에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이민, 다문화주의, 국가 정체성을 둘러싼 공적 논쟁도 커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서구 국가에 거주하던 디아스포라 한인(또는 재외동포)이 한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서구에서의 반아시아 인종주의 확산, 미·중 강대국 경쟁, 아시아 전역에서의 이주 거버넌스 변화 등 중대한 지정학적 변동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한국으로의 이주는 단순히 조상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안전, 기회, 정체성, 소속감에 관한 질문들에 의해 형성되는 선택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에서의 삶은 민족 정체성, 전통적 가족 규범, 사회적 순응, 선별적 이주 정책의 영향을 깊이 받은 문화 속에서 누가 “진정한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지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다. 한국인의 역(逆)디아스포라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인종, 지정학, 한국인다움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분석적 렌즈를 제공한다.
South Korea’s growing global prominence has made it an attractive destination across the world, even as demographic decline and labor shortages intensify public debate over immigration, multiculturalism, and national identity. Since 2020, an increasing number of diasporic (or overseas) Koreans from Western countries have been relocating to South Korea. This shift is occurring amid major geopolitical shifts, including rising anti-Asian racism in the West, U.S.-China great power rivalry, and evolving migration governance across Asia. For many, the decision to move to South Korea is not simply a return to their ancestral homeland; it is also shaped by questions of security, opportunity, identity, and belonging. At the same time, life in South Korea raises new questions about who is accepted as “truly Korean” in a culture deeply shaped by ethnic identity, traditional family norms, social conformity, and selective migration policies. The Korean reverse diaspora offers a critical lens for understanding how race, geopolitics, and Koreanness intersect in a new global order.

김경학_발렌 샤 총리

네팔 힙합(네프합)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다. 그것은 국제 이주와 청년실업, 정치 불신 속에서 성장한 네팔 청년세대의 사회적 언어이다. 야마 붓다는 떠나는 친구들과 상실을 노래했고, VTEN은 불평등과 좌절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으며, 발렌 샤는 이를 정치적 변화의 언어로 전환했다. 이 글은 네팔 힙합의 전개 과정을 통해 국제 이주 시대 네팔 청년들의 경험과 새로운 청년 정치의 형성을 살펴본다.

2026년 6월 23일, 중국 다롄에서 세계 경제 포럼이 개최되었다. 출처: 세계 경제 포럼(WEF) 웹사이트 ©2026 World Economic Forum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하계 다보스포럼은 ‘Innovating at Scale’을 주제로, 혁신 자체보다 혁신을 산업과 시장 전반으로 확산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생성형 AI를 비롯한 첨단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세계경제가 저성장과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혁신의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려면 기업의 투자와 금융, 제도, 국제협력이 유기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 네트워크가 긴밀히 연결된 아시아, 그 중에서도 ASEAN+3는 혁신을 성장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핵심 지역으로 평가된다. 또한 AMRO와 CMIM을 중심으로 한 역내 금융협력은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유지함으로써 혁신과 장기 투자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으로 기능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은 기술 혁신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금융환경과 지역 협력, 개방적 경제 생태계가 함께 구축될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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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시은(충북대학교), 조민재(아시아연구소)

이 글은 식민지기의 제도와 일본 법률의 영향을 받은 1962년 「문화재보호법」과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 기준을 반영한 2024년 「국가유산기본법」을 비교·분석한다. 한국의 문화유산 법제는 단순한 행정 수단을 넘어 식민지 유산을 재해석하고 초국적 규범을 수용하며 국가적 정당성을 구축하는 정치적 공간으로 기능해 왔다. 이러한 법제 개편은 국내 문화유산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의 국제적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시아리뷰』 16권 1호

박준영(아시아연구소)

이 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유급 가사노동을 사례로, 돌봄 공간과 국가·지역의 제도적 맥락, 글로벌 돌봄 노동 이주를 아우르는 다중스케일 관점에서 돌봄레짐의 변화를 분석한다. 자카르타에서는 제도적·관계적 비공식성이 지배적인 가운데 점진적인 공식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비공식성과 공식화는 노동 조건과 사회적 맥락에 따라 복합적으로 재구성되므로 이를 각각 불안정성의 원인과 단선적인 해결책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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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여러 집단이 자신과 타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그 관계 속에서 어떠한 세계관을 구성해 왔는지를 탐구한다. 이 책은 흔히 제국이나 문명권의 ‘중심’으로 간주되어 온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중심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충돌해 온 ‘주변’의 시각과 경험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