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이 본 페르시아인과 튀르크인: 아랍 정체성의 형성과 타자에 대한 인식 변화
『한국중동학회논총』 46권 2호, 2025.
저자: 황의현(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아랍인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되고 확장되었으며, 페르시아인과 튀르크인에 대한 인식은 어떤 맥락 속에서 변화했는가?
이 글은 아랍인 정체성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이슬람권의 비아랍인인 페르시아인과 튀르크인에 대한 아랍인의 인식을 추적해 아랍 ‘종족’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한다. 7세기 이슬람의 등장과 아라비아 부족의 중동 정복과 함께 아랍어를 사용하는 정주인과 아라비아의 여러 유목 부족을 아우르는 ’아랍인‘이라는 인식이 등장했다. 이후 비아랍인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며 아랍인의 범주는 비아랍인 혈통을 가졌지만 아랍어를 모어로 사용하고 아랍 문화 속에서 태어난 사람까지 포함하도록 확장되었다. 언어와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아랍인‘이라는 범주가 정착되자 페르시아인과 튀르크인을 같은 무슬림이면서도 아랍인과는 다른 집단으로 바라보는 인식도 나타났다. 이에 더해 이 글은 아랍인들의 집단 기억에 존재하던 페르시아인과 튀르크인에 대한 인식이 20세기 이후 정치적 변화에서 어떻게 재발견되고 재해석되어 타자를 적대하는 담론을 구성했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역사가 정치적 맥락에 따라 이용될 수 있다는 단순한 설명을 넘어 역사가 정치적 담론으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살펴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