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시아-아프리카 관계는 다양한 각도에서 전망될 수 있지만, 국제정세 변화와 글로벌 사우스 부상이라는 거시적 맥락을 토대로 양 대륙 간의 가장 핵심적인 분야인 경제협력, 디지털 중심의 기술협력, 기후환경을 비롯한 지속가능발전, 안보협력 및 외교적 연대 가능성에 집중하여 양 대륙의 복합적인 관계를 전망하고자 한다.
2025년에 세계를 지배하는 단어는 “불확실성”이다. 확실해 보이는 것이라고는 미중 패권경쟁의 격화와 미국의 고립주의 내지는 선별적 개입이 불러올 파장인데, 이 예측불가의 상황 자체를 트럼프는 이미 유효한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24년 ‘정치의 해’를 넘긴 남아시아 각국은 정치적 격변을 초래한 구조적인 문제들을 안은 채 25년 ‘경제의 해’를 맞게 될 것이다. 지역패권국 인도는 BRICS를 넘어 글로벌사우스의 장에서 불확실성의 카드를 활용해 독립변수가 되고자 시도할 것이고, 다른 역내 국가들은 미국·중국·인도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향해 움직이겠지만 삼각형 자체가 항상 변하는지라 끝없는 여정에 묶여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에 남아시아는 다극구도의 세계질서에 대응하는 능력을 평가받는 면접시험장이 될 것이다. 모르는 것과 불편한 것을 짚어 질문을 받게 될 상황이 예정되어 있다고 보인다.
2025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중첩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중앙아시아는 경제발전과 성장, 지역통합과 연결성 강화의 기회를 맞이하면서도 지정학적 압력과 환경문제라는 중대한 도전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서아시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심화되며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시리아에서는 13년 내전 끝에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되고 반군이 집권했다. 2025년은 이스라엘-이란 간 제한적 충돌 지속(55%), 전면전(30%), 평화 정착(15%)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지정학적 긴장에도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경제 다각화와 투자 유치로 성장이 전망되며, 특히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목받고 있다. 시리아 재건과 종파 간 갈등 해소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으며, 한국은 GCC와의 첨단산업 협력 강화, 시리아 재건 참여, 미중 경쟁 속 균형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5년 동남아에 미얀마 총선, 필리핀 총선, 말레이시아 사바 주의회 선거 등 주요 정치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미얀마 내전 종식과 대화, 민주주의 진전, 미·중패권 경쟁속 아세안 중심성 강화에 있어 2025년은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슈퍼선거의 해’였던 2024년을 거치면서 대만에는 민진당 라이칭더 정부가, 일본에는 자민당 이시바 내각이 들어섰고, 미국 국민들은 다시 한번 트럼프를 선택했다. 2023년부터 3기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 1인 권력체제를 더욱 공고화해온 중국은 올해 경기 침체 등으로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국내적 변수를 관리하면서 트럼프 2기 미국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할 것이다. 거기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공세적 대응, 미-대만 관계의 괴리를 활용한 양안관계 주도권 확보,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패권적 영향력 강화 등이 포함된다. 이시바 소수여당 체제가 들어선 일본은 올해 국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난제들을 풀어가야 할 것이다. 누적되어가는 체제 위기 속에서 북한은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면서 러시아와의 결속을 강화했는데, 그것이 올해 남북, 북중, 북미 관계에 어떤 파장을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년 말 12.3 비상계엄령으로 21세기 들어 두 번째 대통령 탄핵 국면을 맞은 한국사회는 이 국가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따라 향후의 명운이 좌우될 것이다.
2024년은 국제적으로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컸던 한 해였다. 글로벌 공급망 경쟁 속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주요국들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다자회의를 열었다.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과 정치적 불안정성 등 당면한 과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프리카자유무역협정(AfCFTA)이 33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또한, 아프리카 주요국(세네갈, 보츠와나, 모리셔스, 가나, 소말릴랜드)에서 일어난 정권 교체의 결과는 아프리카 내부 변화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2024년은 남아시아 국가에 선거의 해였다. 시간순으로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몰디브, 인도, 스리랑카에서 총선이 열렸다. 각 나라의 국민은 국내외 상황에 따라서 정치적 안정 또는 개혁과 변화를 선택했다. 가까운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이 남아시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인도는 일관적인 경제 정책을 통해서 경제 성장을 지속하려 한다.
2024년 중앙아시아는 정치적 갈등과 새로운 경제적 기회, 그리고 지역 협력의 진전을 동시에 경험했다. 권위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국경 문제 해결을 통해 기후 위기 공동 대응을 비롯한 지역 협력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또한 원자력 발전 도입은 에너지 자립과 탄소 배출 감축의 실질적 해법으로 주목받았으며, 아프가니스탄과의 경제 협력은 남아시아와의 연결성을 강화해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
2024년 서아시아에서는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되고 레바논까지 확전되며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약화시키고 이란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드러내며 서아시아의 세력 균형이 이스라엘에게 유리하게 기울었다. 한편 튀르키예와 이란에서는 선거에서 변화를 향한 국민의 의지가 드러났다.
동남아 관련 5대 사건은 국내 이슈가 인근 지역과 주고받는 상호 영향, 개별 국가의 핵심 이슈, 국내 이슈의 역내 연계성 등을 고려하며 선정되었다. 관련 내용은 미얀마 내전의 고조와 아세안·중국·유엔, 인도차이나반도의 아세안익스프레스와 캄보디아·필리핀·베트남의 남중국해, 베트남 총서기 응우옌푸쫑 시대의 폐막과 새로운 지도자,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가족 정치, 태국의 동성 결혼 법안 통과 등이다.
2024년 동북아시아는 연초 대만 총통선거의 민진당 후보 승리로 인한 양안관계 긴장 유지, 북한의 대남공세 강화와 한·미·일 안보체제 강화로 인한 한반도 주변 정세의 악화, 그리고 북·러 군사동맹 조약 체결, 연말 트럼프의 재집권 확정 등으로 인하여 탈냉전 이후 긴장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내년에는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동북아시아와 정부와 시민사회의 현명한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한 해였다.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인도의 모디 총리는 트럼프의 귀환을 환영하고 있다. 트럼프 1기 시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양국은 2기 트럼프와 3기 모디 시대에 두 지도자 간 브로맨스를 강화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디 정부로서는 무역, 취업비자 등 일부 분야에서 어느 정도 타격을 각오해야 하겠지만 대중 견제, 러시아와의 친밀한 관계, 파키스탄 고립 등 대부분의 주요 전략적 이해관계에 큰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에 트럼프의 귀환을 적극 환영하고 양국 관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대한 기대감으로 양국 관계 증진에 노력할 것으로 사료된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으로 중앙아시아 지역 질서가 실용주의적 방향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보다 경제적 실익과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강화되고, 러시아의 지역 영향력 확대도 저지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미-러-중 3강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역내 협력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자체적인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물리치고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전 세계는 트럼프의 귀환이 자국에 미칠 영향을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프리카도 예외가 아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아프리카 외교를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