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된 힙합/랩 음악은 지난 30~40여 년 동안 일본, 한국, 대만, 홍콩, 중국 등 동북아시아 각 지역의 언어와 문화, 음악산업과 결합하며 성장해 왔다. 각 지역의 구체적인 전개 과정에는 차이가 있지만, 언더그라운드 씬과 주류 음악시장의 상호작용, 디아스포라와 초국적 네트워크의 역할, 그리고 2010년대 이후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산업의 영향이라는 공통적인 흐름이 나타난다. 또한 동북아시아의 힙합/랩은 사회·정치적 발화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과 자기표현, 라임과 플로우를 활용한 언어적 실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이를 통해 힙합은 미국의 음악 장르가 단순히 이식된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청년들의 삶과 문화 속에서 각 지역의 방식으로 변주되고 재구성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일본·중국은 모두 전통적 강력범죄가 감소하고 사이버 범죄가 증가한다는 공통점을 보이지만, 범죄의 구체적 양상은 각국의 사회구조적 특성을 반영한다. 한국은 고도화된 디지털 환경을 배경으로 보이스피싱, 투자사기, 딥페이크 범죄 등 기술 활용형 범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낮은 범죄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초고령화로 인한 고령자 대상 사기와 SNS를 통해 조직되는 ‘토쿠류(익명·유동형 범죄집단)’가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AI 안면인식과 대규모 감시체계를 통해 전통적 범죄를 강하게 통제하는 한편, 국제적 보이스피싱 조직, 사이버 사기, 자금세탁 등 초국경적 디지털 범죄의 생산·중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한국은 첨단 디지털 범죄의 실험장, 일본은 고령사회형 범죄의 표적지, 중국은 기술 기반 통제와 초국경 범죄 인프라가 공존하는 사회라는 특징을 보인다.
이 글은 포스트압축근대 시기 한중일 청년세대의 모빌리티를 하이데거의 ‘피투’와 ‘기투’ 개념으로 이해해 보려는 시도다. 동북아 청년들은 사회적 상승이동 사다리의 붕괴, 표준적 생애모델의 와해, 극심한 경쟁체제라는 공통의 피투적 조건에 내던져져 있다. 이에 대한 청년들의 기투적 응전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임모빌리티 측면에서는 일본의 히키코모리와 사토리 세대, 한국의 N포세대, 중국의 탕핑이 관찰되며, 모빌리티 측면에서는 한국의 수도권 집중, 일본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 정주, 중국의 2·3선 도시로의 역방향 이동 등 다양한 실천이 나타난다. 청년들은 로컬리티 기반의 대안적 삶과 초국적 모빌리티를 통해 다양한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로부터 향후 동북아시아 청년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추진 10년간 AI, 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제조업에 적극 도입하며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도약했다. 그 결과 세계경제포럼 등대공장 중 중국 기업은 40%를 차지하며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대표적인 사례인 CATL은 AI 기반 프로세스 제어를 통해 생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켰고, 하이얼은 iMES 시스템으로 대규모 맞춤형 생산을 구현했으며, 샤오미는 완전 자동화 공장을 통해 ‘Factory as a Service’ 모델을 실현했다. 이러한 중국의 AI 제조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 공급망의 전략적 활용과 프리미엄 브랜드 기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개방형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으로 AI 제조-서비스 통합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 글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일상화되고 상시화된 현실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의 공동기후재난에 대한 한중일 3국의 협력 가능성을 고민하려는 시도이다. 2020년 동아시아 집중호우 사례를 통해 중국 창장 일대에서 시작된 비구름이 일본 규슈와 한반도 남부로 연쇄적으로 이동하며 피해를 준 현상을 통해 우리는 동북아시아가 재난의 측면에서 ‘하나의 사회’로 기능함을 확인할 수 있다. 각국의 재난 대응 체계는 한국의 국가 주도 하향식 관리, 일본의 지역사회 중심에서 국가 주도로의 전환, 중국의 국가주도에 지방정부의 협력 요소의 강화 등으로 조금씩 다르지만 수렴점도 찾을 수 있다. 현재 동북아 기후협력은 시장 기반 해결책에 치중하고 있어 재난 ‘이후’ 사회 회복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이에 이 글은 커먼즈(commons) 개념을 동북아 스케일로 확장하고, 학술교류를 통한 민간 협력에서 시작하여 공식적 협의체 구축으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을 제안한다.
세계적 민주주의 후퇴 현상 속에서 한국 민주주의도 위기를 겪었었으며, 특히 2024년 윤석열 정권의 친위 쿠데타 시도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국민과 제도권의 대응은 한국 민주주의가 강한 회복 탄력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스트롱맨과 포퓰리즘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정권을 거치며 유사한 후퇴를 경험했지만, 시민들의 저항과 제도적 절차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다. 결론적으로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대응은 보수의 엘리트 주도적 절제와 진보의 대중 참여 확대라는 상반된 해법이 있으나, 한국은 ‘빛의 혁명’이라 불리는 촛불과 시민 행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제도 혁신과 정치 교육의 내면화가 필요하다.
이 글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한정하여 아시아 대중문화와 역사에 관한 하나의 접근을 제공한다. 편의상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총칭하는 용어로 (동)아시아를 사용한다. 여기서는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역사와 현재를 근대화, 지구화, 권역화의 범주로 설명한다.
아시아는 서양의 근대문명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상상력 속에 수많은 신과 요괴문화를 창조하고 일찍부터 조형화했지만, 아쉽게도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의 요괴 연구와 콘텐츠 창조는 매우 저조하다. 이것은 아마도 조선시대 성리학의 영향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나 ‘잡것’에 대한 논의를 외면했던 경향 때문일 것이다.
1980년대 이후, 경제 발전을 우선 순위로 삼은 아시아 국가들은 국경과 시장을 개방하여 노동력과 자본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 일부 국가는 해외 디아스포라를 경제 발전의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했다. 디아스포라 구성원들 또한 민족적 고국을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했다.
최근 몽골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몽골의 사회변화와 맞물려 개방정책과 함께 민간인의 한국행을 시작으로 외국어 공부와 해외여행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며, 한국어 공부와 한류의 두 축이 꿈을 이루는 도구와 방법을 제시한 셈이다. 이 글에서는 몽골에서 한국문화원의 역할을 하는 세종학당의 성공적인 사례와 한국어를 배우는 각급 학교의 상황을 알고, 꿈을 이루기 위한 기회의 땅이 된 한국이 몽골사람들에게 왜 친근한 나라로 여겨지게 되었는지 짚어보기로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4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전쟁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가치 공동체 ‘서구’와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비자유세계 간의 문명의 충돌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 전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도가 더 굳건해져 왔다. 외교는 가치와 이익 사이의 적절한 균형잡기를 추구한다. 우리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지만 러시아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국이기 때문에 이 전쟁으로 가치 추구와 경제적 이익 지키기의 딜레마에 처해 있다. 또 한미동맹에의 연루 때문에 대만해협의 위기 때 우리가 원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릴 리스크가 있다.
2011년 3월 11일, 역대 최대라는 9.0 매그니튜드의 대지진과 대쓰나미가 동일본 일대를 강타하면서 그 여파로 도쿄전력후쿠시마제1원전은 세 기의 원자로가 멜트다운되고 폭발하는 인류 최악의 원전사고(이하, ‘후쿠시마핵재난’)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로부터 어느덧 12년여가 흘렀지만 우리는 끝이 요원한 핵재난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은 코로나 이전 세대 담론들의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사회 변화에 따른 중국 청년세대의 의식 변화를 특히 후랑 동영상 사건과 ‘따공런’ 담론을 통해 진단한다. 따공런 담론은 과거 청년 화이트칼라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갖은 노력을 통해 계층상승을 하면서 빈자/농민공과 자신을 구분하고 구별하고자 했다면…
우리는 동북아시아의 종교 지형을 어떤 방식으로 상상할 수 있을까? 종교 소속에 기반을 둔 종교 인구 분포로는 동북아 사회에서의 종교현상을 적절하게 묘사하기 어렵다. 19세기 이후 서구에서 도입된 근대적 종교 개념은 동북아시아의 전통적인 범주들과 결합, 충돌하였다.
사회주의 시기 중국에서 ‘국가의 주인공’으로 인식되었던 노동자들의 존엄과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하에서 중국 노동자들의 현실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신시대를 맞아 ‘중국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의 저항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