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 3국의 범죄 추세와 특징

한국·일본·중국은 모두 전통적 강력범죄가 감소하고 사이버 범죄가 증가한다는 공통점을 보이지만, 범죄의 구체적 양상은 각국의 사회구조적 특성을 반영한다. 한국은 고도화된 디지털 환경을 배경으로 보이스피싱, 투자사기, 딥페이크 범죄 등 기술 활용형 범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낮은 범죄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초고령화로 인한 고령자 대상 사기와 SNS를 통해 조직되는 ‘토쿠류(익명·유동형 범죄집단)’가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AI 안면인식과 대규모 감시체계를 통해 전통적 범죄를 강하게 통제하는 한편, 국제적 보이스피싱 조직, 사이버 사기, 자금세탁 등 초국경적 디지털 범죄의 생산·중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한국은 첨단 디지털 범죄의 실험장, 일본은 고령사회형 범죄의 표적지, 중국은 기술 기반 통제와 초국경 범죄 인프라가 공존하는 사회라는 특징을 보인다.

박형민(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출처: ChatGPT 생성 이미지

 

본고에서는 동아시아 3국, 즉, 한국, 일본, 중국의 범죄 발생 추이와 특징을 살펴볼 것이다. 물론 국가마다 범죄를 규정하는 법률 체계와 범죄 통계의 작성 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에 국가 간 범죄 발생 건수를 단순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동일한 행위라 하더라도 어느 국가에서는 형사범죄로 규정되는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행정위반이나 경범죄로 처리될 수 있으며, 신고율, 검거율, 경찰의 기록 관행 또한 국가별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한국, 일본, 중국의 전체 범죄 발생 건수를 살펴보는 것은 어느 나라의 범죄 수준이 더 높거나 낮다고 평가하기 위함이 아니다.

범죄 발생 추이를 살펴보는 것은 각 사회 내부에서 나타나는 사회구조적 변화와 사회통합 수준의 변동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범죄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경제적 조건, 인구구조, 가족구조, 공동체의 결속력, 국가의 통치 역량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에서 범죄 발생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현상은 그 사회의 질서와 통합, 그리고 사회적 안정성의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면서도 서로 다른 정치체제와 경제발전 경로를 경험해 왔다는 점에서 범죄 발생 추이의 비교는 더욱 의미를 가진다. 세 국가는 모두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 전환 등의 공통된 사회변동을 경험하고 있지만, 국가의 제도적 대응 방식과 사회통합의 양상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범죄 발생 추이를 비교하는 것은 단순히 범죄 자체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사회변동이 각 국가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범죄 발생 추이는 사회가 직면한 위험의 성격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범죄 연구는 절도, 강도, 살인과 같은 전통적 범죄에 주목해 왔으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기, 금융범죄, 사이버범죄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범죄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 범죄 발생 건수의 변화와 함께 범죄 유형의 변화 과정을 분석하면 사회가 생산하는 위험의 성격과 통제 방식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대한민국 (South Korea) : 강력 범죄의 감소와 사이버 범죄의 부상

대한민국의 지난 40여 년(1980년대~현재)간 전체 범죄 발생 추세를 살펴보면.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전통적 범죄의 폭발적 증가(1980~2000년대)’ 단계를 거쳐 ‘물리적 치안망 확충을 통한 강력 범죄의 안정화(2010년대)’, 그리고 현재 ‘디지털 사회 전환에 따른 사이버 범죄의 증가(2020년대~)’라는 변화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의 범죄 추세는 대검찰청이 매년 발간하는 󰡔범죄분석󰡕의 각년도를 참조하였으며,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구축한 <범죄와 형사사법 통계 정보> 시스템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약 20년간은 급격한 사회 변동과 그에 따른 범죄의 양적 팽창이라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급격한 도시화, 인구 이동이 맞물리며 전체 범죄 건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것이다.

1980년대에는 전통적인 재산범죄인 절도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범죄였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 ‘지능형 화이트칼라 범죄’가 언론과 사법기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사기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실업률 상승과 경제적 해체로 인해 생계형 범죄로서의 절도가 급증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신용카드 대중화, 초기 인터넷 보급, 특별법 신설 등으로 인해 2000년대 중후반 전체 범죄 발생 건수가 역대 최고치인 인구 10만 명당 4,000건을 돌파하며 약 4,500건의 정점을 기록한 시기이다. 유형별로는 전통적인 절도·폭력을 넘어 마약류 범죄가 본격적으로 국경을 넘어 확산되었고, 여성 및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지와 신고율이 크게 높아진 시기이다.

2010년대가 되면, 전체 범죄 발생 건수가 인구 10만 명당 3,500건에서 3,000건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감소 및 하향 안정화된다. 전국적인 고화질 CCTV 확충, 차량용 블랙박스 보급,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도입 등으로 인해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길거리 범죄(street crime)가 크게 감소한 것에 기인한다. 다만 피싱범죄, 디지털 성범죄 등 사이버 범죄 피해자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2020년대 이후 현재의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대체로 감소 안정세를 유지해 왔으나, 2023년부터 다시 완만한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절도, 폭력 등 전통적 범죄는 기술 고도화(CCTV, 블랙박스 등)와 사회적 감시망 확충으로 장기적인 감소 추세를 나타내는 반면, 사이버범죄와 같은 비대면성 지능범죄와 특별경제범죄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절도 및 침입 범죄는 1980~1990년대에는 민생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범죄였으나, 공동현관 도어락, 개인 가정용 방범 장치, CCTV 등으로 인해 주거침입 절도나 노상 소매치기 등은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살인강도 등 대면형 강력범죄 역시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살인 범죄를 살펴보면, 1990년 인구 10만 명당 0.47명이었던 한국의 살인률은 2009년 1.1명, 2010년 0.99명 등으로 크게 증가한 바 있으나, 이후 급속히 감소하여 2023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0.48명으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이 수치는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통적인 원한·면식 범죄와 달리, 도심 번화가나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폭력을 가하는 범죄가 주목받으면서 사회적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가정폭력, 교제폭력(데이트폭력), 스토킹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친밀한 관계 내 범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등 하위 유형별 살인 범죄는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편 보이스피싱이나 인터넷 사기, 디지털 성범죄 등 사이버 범죄는 압도적인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메신저 피싱, 투자 리딩방 사기, 중고거래 사기 등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기 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전체 재산범죄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카메라 기술의 소형화와 플랫폼의 익명성을 악용한 불법촬영,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액은 2023년 4,472억 원에서 2025년 1조 566억 원으로 무려 2배 이상 증가하였고, 대출 유도형 사기는 크게 줄어들었지만(2019년 30,448건에서 2025년 10,037건) 검찰·금감원을 사칭해 자금을 가로채는 ‘기관사칭형’ 범죄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이다(2016년 3,384건에서 2025년 13,323건). 여기에 악성 앱 설치 유도나 딥페이크 등 기술적 속임수가 더해진 유형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1990년대에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던 마약류 범죄의 증가 추세도 특징적인데, 과거의 은밀한 오프라인 거래 공식에서 벗어나 다크웹,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유통의 확산과 마약 소비층의 다양화 현상이 보인다.

 

일본 (Japan) : 고령화와 토쿠류조직범죄로 사라진 안전신화

일본의 지난 40여 년(1980년대~현재)간 전체 범죄 발생 추세는 ‘안정적인 치안 유지기(1980년대)’를 거쳐 ‘거품경제 붕괴와 치안 신화의 붕괴(1990~2000년대 초반)’, ‘20년에 걸친 범죄 감소기(2003~2021년)’, 그리고 최근 ‘초고령화와 SNS 기반 신종 조직범죄로 인한 재반등기(2022년~현재)’로 요약할 수 있다. 일본의 범죄에 대해서는 법무성(法務省)의 『범죄백서(犯罪白書)』에 의지하여 서술하였다. 『범죄백서』는 형사사법 절차 전반의 데이터를 융합하여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로서 장기적 추세 분석에 유용한 자료이다.

 

1980년대의 일본의 연간 형법범 인지 건수는 130만~160만 건 수준(인구 10만 명당 약 1,000명에서 1,300명)을 유지하며, 인구 대비 범죄 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 시기 일본은 거품경제의 풍요 속에서 강력범죄와 절도 모두 안정적으로 통제되었으며, 일본 사회 특유의 공동체 의식과 강력한 경찰력 덕분에 ‘밤거리를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나라’라는 안전 신화가 확립된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초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범죄 건수가 크게 증가하여, 2002년 연간 형법범 인지 건수 285만 건(인구 10만 명당 약 2,200명)이라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 이 시기에는 장기 불황으로 인한 실업률 상승, 사회적 고립, 그리고 1995년 옴진리교의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등 대형 사건이 겹치며 범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것이다. 또한 주거 침입 절도와 차량 절도, 노상 강도가 급증하기도 하였다.

 

 

일본의 범죄는 2002년 정점을 찍은 후 20년의 장기 감소기를 경험하게 되는데, 일본 정부는 2003년 ‘범죄에 강한 사회 만들기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방범 카메라 확충, 자원봉사 순찰대 활성화, 야쿠자 처벌을 위한 ‘공포배제조례’ 등을 시행하였고, 여기에 민간의 방범 인프라(보안 시스템)가 결합하면서 전통적 범죄가 극적으로 억제되었던 것이다. 이같은 정부의 총력전 결과 2021년에는 56만 8천 건(인구 10만 명당 약 450명)까지 줄어들며 약 20년 동안 범죄 건수가 1/5 수준으로 줄어드는 감소세를 보였다.

그런데 2022년부터는 20년 동안 이어지던 감소세가 멈추고 매년 5~6%씩 전체 범죄 건수가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법무성은 코로나19 이후 행동 제한이 풀리면서 자전거 절도 등 거리 범죄가 다시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법당국이 통제하기 어려운 신종 범죄가 증가한 것을 주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역시 살인이나 강도 같은 전통적 강력범죄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일본의 살인 범죄 발생 추세는 1990년 인구 10만 명당 0.55건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음에도 이후 더욱 하향 곡선을 그리며, 2023년에는 0.23으로 58.2% 감소했다. 이는 세계에서 3번째로 살인범죄율이 낮은 수치이다. 다만 길거리 강도나 조직폭력에 의한 살인보다 가족, 친척, 배우자 등 ‘친족 간 살인’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간병(老老介護)’이 보편화되면서 오랜 간병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동반 자살을 시도하거나 배우자·부모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형태의 고령층 살인 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전체적인 살인율은 낮지만, 과거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 사건처럼 사회적 고립 분노를 표출하는 ‘토리마(通り魔,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나, 최근 SNS로 급조된 익명·유동형 범죄집단(토쿠류)의 강도치사 사건이 발생해 일본 사법당국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영경, 2026).

 

이와 함께 1990년대~2000년대 초반 기승을 부렸던 자동차 및 오토바이 절도는 차량 자체의 이모빌라이저(도난방지 장치) 의무화 및 스마트키 보급, 주차장 방범 카메라 설치로 인해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폭력단(야쿠자) 관련 범죄 역시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폭력단배제조례 시행과 자금줄 차단으로 야쿠자 조직원 수가 역대 최저로 감소하여 과거에 빈번했던 조직 간의 총격전이나 대규모 폭력 사건은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Justice of Japan, 2025).

반면 ‘토쿠류(トクリュウ, 익명·유동형 범죄집단)’는 전통적 폭력단이 쇠퇴한 자리에 SNS를 통해 일회성으로 모집되는 유형으로서 ‘어둠의 알바(闇バイト)’라는 명목으로 청년들을 모집해 배후 지시자의 명령에 따라 노인을 대상으로 한 대담한 침입 강도와 자산 편취를 저지르는 등 일본 치안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보이스피싱이나 환급금 사기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오레오레 사기(나야 나 사기)’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고령층의 자산을 노린 전화 사기, 메일 사기 등 가짜 이메일과 가짜 사이트를 활용한 피싱(Phishing) 사기가 가장 많은 유형이며, 인터넷 뱅킹을 통한 부정 송금, 기업을 노린 랜섬웨어 표적 공격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본에서 또한 문제가 되는 현상은 고령자들의 생계형 범죄이거나 치매와 관련된 범죄이다. 초고령사회라는 일본의 상황을 반영하는 현상으로서 외로움과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상습 마트 절도가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다.

중국 (China) : 기술 기반의 통제와 초국적 사이버 사기 확산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살인이나 강도와 같은 강력 범죄를 비롯한 전통적인 범죄는 지속적인 안정세 내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국의 공식 범죄통계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공표되지 않고 있기에, 한국이나 일본의 범죄를 살펴본 것과 같이 장기 추세를 살펴볼 수는 없으며, 중국 정부의 발표를 꼼꼼하게 검증할 수는 없다. 다만 증감률이나 정책 성과를 중심으로 비정규적인 공식 발표들이 있어서, 여기에 기대어 대략적인 설명을 더할 수는 있는 상황이다(Wu, 2013; Yang & Yonk 25/06/02).

현재 확인 가능한 가장 최근 공식 발표는 2025년 공안부(公安部) 통계이다.

중국 공안부는 2026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2025년 전국 공안기관 성과 및 치안 통계’를 발표하여,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 전역의 형사사건 입건 건수가 전년 대비 12.8% 감소하였다고 설명한다. 전체 치안사건(治安案件)은 3.5% 감소하였으며, 강력범죄는 4.7%, 전통적 도둑·강도·사기(盗抢骗) 범죄는 21.2%, 인신매매는 40.7% 감소하였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 안정을 위한 ‘경망(净网)’, ‘호망(护网)’ 특별 행동을 통해 개인정보 침해, 인터넷 루머 유포, 사이버 폭력 등을 집중 단속했다는 것과, 총 191개의 공안 민원 서비스가 모바일 및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으며, 중국 내 22개 성(省)에서 전자거주증이 도입되었고 29개 성에서 신분증 온라인 재발급 시스템이 구축되었다는 성과도 발표하였다(中新网, 26/01/08).

2025년 1월 발표한 2024년 통계에서는 총 11,700건의 다양한 유형의 형사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밝히면서, 총기 및 폭발물 관련 사건은 22,000건 해결되어 전년 대비 37.5% 감소했다고 강조한다. 또한 공안 당국은 전국적으로 식품 및 의약품 안전 관련 범죄 1만 7천 건 이상을 해결했으며, 경찰은 경제 범죄 7만 8천 건 이상을 해결하여 306억 7천만 위안(약 42억 7천만 달러)의 재산 손실을 환수했다고 성과를 강조하였다(Xinhua, 25/01/10).

이들 치안 당국의 공식 발표들을 통해 중국 범죄상황의 변화를 유추해 보면, 중국 역시도 한국이나 일본과 같이 전통적인 강력범죄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사회 안정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고 주장하였는데, 전반적인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조직범죄, 총기 및 폭발물 관련 범죄, 온라인 도박 및 통신 사기, 불법 자금 모금, 금융 부문의 ‘암시장 및 회색 시장’, 지하 금융, 자금 세탁, 마약 밀매, 미성년자 관련 범죄 등 주요 불법 및 범죄 행위를 법을 통해 강력하게 단속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했다고 발표하였다(中新网, 26/01/08).

중국의 범죄 발생 추세를 유추해 보면, 1978년 개혁개방 선언 이후 계획경제 체제가 해체되고 농민공(도시 이주 노동자)의 대규모 이동이 시작되면서, 1980년대 이후 1990년대 전반에 걸쳐 전체 범죄 발생 건수가 수십 배 이상 폭발적으로 급증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해체 이론이나 아노미 이론에서 묘사하는 급격한 사회변동으로 인한 무질서의 증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역시도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다양한 유형의 범죄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의 이슈가 되었던 범죄 유형은 가짜 상품(짝퉁) 제조·유통, 금융 사기, 공직자 부패 등 시장경제 진입에 따른 경제 범죄들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전통적인 폭력 범죄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인구 10만 명당 2.24명이었던 중국의 살인률은 2004년 1.9명으로 감소하였다, 그 이후 더욱 극적으로 감소하여 2010년 0.99명, 2020년 0.5로 감소하였다.

 

2010년대 중반은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전국 단위의 첨단 CCTV 감시망인 ‘톈망(天网, 하늘의 그물) 기획’ 및 ‘쉐량(雪亮) 공정’을 도입한 시기이다. 최신 법치 청서에 따르면, 오프라인 강력 범죄의 감소로 최근 전체 형사 사건 입건 수는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김명준, 26/05/08).

반면 전통 범죄의 자리는 사이버 범죄가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전통적 절도나 소매치기는 중국 사회가 모바일 결제 플랫폼 활성화와 같이 스마트폰을 통한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되고 거리마다 AI 카메라가 배치되면서, 발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자, 그 자리는 온라인상의 지능형 금융 사기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최근 몇 년간 가장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는 범죄 영역은 사이버 범죄 및 초국경 보이스피싱으로 보인다. 중국 공안 당국은 국가안전 및 사이버 범죄 관련 사건 수가 최근 5개년(2021~2025년) 동안 이전 동기 대비 158.5% 폭증하는 등, 전체 범죄의 전장이 디지털 공간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하고 있다(Chan, 26/03/09).

 

동아시아 3국의 범죄구조 : 거리범죄 감소와 사이버 범죄 증가

동아시아 3국의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거시적으로는 안정적이거나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온 것으로 관찰된다. 3국이 공히 폭력·절도 등 전통적인 길거리 범죄는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살인 범죄의 감소 추세는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살인범죄는 국가 간 범죄 수준을 비교하는 연구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살인범죄는 인간의 생명을 고의적으로 박탈하는 행위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사한 법적·사회적 의미를 가지며, 범죄의 정의와 구성요건 또한 다른 범죄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살인은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은폐되거나 신고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낮고, 국가기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인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통계적 신뢰성이 비교적 높은 범죄로 평가된다. 따라서 살인범죄는 국가 간 비교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범죄 유형이다.

물리적 강력 범죄의 감소와 대조적으로, 사기 및 사이버 범죄는 3국 모두에서 급증하고 있다. 3국 모두에서 물리적 공간에서의 치안 인프라(CCTV, 고도화된 경찰력)가 촘촘해짐에 따라 오프라인에서의 절도와 폭력, 살인의 기회비용은 상승한 반면, 가상 공간은 익명성, 비대면성, 그리고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므로 범죄 공급자들이 물리적 강력 범죄에서 디지털 지능 범죄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3국은 또한 초고속 인터넷망과 디지털 뱅킹 인프라가 세계에서 가장 고도화된 지역들로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범죄의 일상 기회를 창출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3국의 사이버 범죄 양상은 다소 차이가 있다. 중국이 동남아(미얀마·캄보디아 등) 거점 조직과 연계되어 범죄 기술과 인프라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한국은 빠른 인터넷 및 뱅킹 속도를 악용하여 악성 앱 기술을 시험하는 소비처로 기능하고, 일본은 고령층의 자산을 노린 해외 범죄 조직의 주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 범죄의 특성도, 일본은 전화사기를 기본으로 한 오프라인 결합 형태가 아직 남아있는 형태라면, 한국은 딥페이크 신분사칭, 원격제어 앱 등 신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중국은 기술 지원, 자금 세탁, 개인정보 유출 등 범죄를 돕는 인프라형 범죄가 다수 존재하는 것이다(이원상·채희정, 2010).

한국, 일본, 중국 동아시아 3국의 범죄 동향을 살펴본 결과 3국은 강력 범죄의 성공적인 통제라는 성과와 디지털 지능 범죄의 폭발적 증가라는 새로운 재앙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살인범죄가 사회적 갈등과 폭력의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라면, 사기범죄는 사회적 신뢰와 경제적 상호작용의 구조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할 수 있으며, 온라인 금융사기, 투자사기, 보이스피싱, 전자상거래 사기 등의 증감은 각 사회의 디지털 경제 발전 수준과 범죄 통제 체계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사기범죄를 국가 간에 비교할 때에는 살인범죄보다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사기범죄는 국가마다 법적 정의와 구성요건의 범위가 다를 수 있으며, 피해자의 신고 의사에 따라 통계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범죄, 사이버범죄, 투자사기 등이 별도의 범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어 단순한 수치 비교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국가 간 비교에서는 특정 시점의 절대적 규모보다 장기적 추세와 유형 변화, 그리고 사회구조적 배경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 소개

박형민(clamovox@kicj.re.kr)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있다. 일탈사회학 및 범죄사회학, 특히 폭력과 죽음에 관한 사회학적 설명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강력 범죄, 폭력 범죄, 자살, 범죄통계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자살, 차악의 선택』, 『살인범죄의 실태에 관한 연구』, 󰡔일탈과 범죄의 사회학󰡕(공저) 등이 있다.

참고문헌

Chan, Melody. 2026. From doxxing to rumour-mongering: China’s cybercrime cases jump 158.5% in five years. Channel News Asia (March 9) https://www.channelnewsasia.com/east-asia/china-two-sessions-judicial-report-cybercrime-ai-driving-tech-5980526 (검색일: 2026.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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