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아제르바이잔 국영 통신 Azertag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외적으로 평가하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위상은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 EU,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나 러시아, 중국과 같이 이들의 대척점에 있는 국가들 모두 중앙아시아를 에너지와 광물 개발을 위한 주요 협력 대상이자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상품 운송로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은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대외적인 상황 속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적, 외교적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2026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내부 역량 및 대외 위상 강화와 관련된 주요 이슈들이 부각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2026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카자흐스탄은 자원 부문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산업 다각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카자흐스탄 정부의 예측에 따르면 2026년 제조업 부문의 성장은 전년 대비 6.2%에 달해 원자재 부문의 2.8%를 압도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역대 최고치로 기대된다. 과거 수입에 의존하던 기계류 및 자동차의 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정부가 대규모 정책 금융을 지원하여 산업 기반을 다각화한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건설(11%), 운송 및 물류(10.1%)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2026년 성장률은 자원 부문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26년을 “가속 발전과 소득 성장의 해”로 선언하며, AI와 IT 산업을 그 핵심 동력으로 지목했다. 2026년은 우즈베키스탄이 중앙아시아의 AI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실질적인 인프라가 완성되는 해로, 2026년 5월까지 총 1MW 규모의 연산 성능을 갖춘 AI 데이터 센터 2기가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2026년 말까지 공공행정,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최소 100개 이상의 새로운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IT Park에 대한 혁신 기업 입주도 3,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AI와 IT 산업이 우즈베키스탄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의 선봉에 서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 의존적인 송금경제 구조가 고착화된 타지키스탄은 2026년부터 ‘중기 개발 프로그램 2026-2030’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산업, 농업, 운송 전반에 걸쳐 저탄소 기술을 도입하는 녹색경제 전략을 본격화한다. 이처럼 2026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있어서 자국 경제의 체질 변화를 위한 중요한 변환점이자 시발점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둘째, 에너지 안보 및 수자원 문제에 있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큰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인구 성장 및 산업 발전으로 인해 에너지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지역별로 부족한 천연가스 수급을 위해 수년 전부터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현재 국내 생산량의 약 10%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으나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26년부터는 수출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에너지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에너지 분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력 수급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내의 에너지 부족 문제로 인해 중앙아시아 5개국은 소비에트 붕괴 이후 와해되었던 ‘중앙아시아 통합전력망(CAPS)’을 재구축하고 있는데 2025년 투르크메니스탄에 이어 2026년 타지키스탄이 전력망에 재통합되면 계절별로 등락이 있는 각국의 전력 부족 문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3국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캄바라타(Kambarata) 수력발전소의 건설이 2026년부터 본격화되면 향후 지역의 에너지 문제에 대한 협력은 더욱 공고화될 것이다.
또한, 현재 온난화에 따라 중앙아시아 강물의 약 80%를 공급하는 천산 산맥과 파미르 고원의 빙하가 세계 평균보다 4배 빠른 속도로 녹는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지역 내 수자원의 평화적 분배와 관리에 대한 각국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한다. 카스피해는 유입되는 강물이 감소와 환경 문제로 인해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악타우(Aktau)항의 경우, 2026년에는 화물 선적량의 10%를 줄이거나 지속적인 준설 작업을 해야만 항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앙아시아 물류 운송 루트의 성장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기존의 5개국에 더해 대외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다. 지난 2025년 11월 15~1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제7차 중앙아시아 정상 협의회’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기존의 5개국 협의체에 아제르바이잔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협의체를 6개국 체제로 전환하였다. 그동안 아제르바이잔은 초청국 자격으로 협의체에 참석해 왔으나, 이번 회의를 통해 정식 회원국의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이는 중앙아시아 5개국과 아제르바이잔의 필요가 합치된 것으로 이들은 향후 더 강력한 제도적 틀인 ‘중앙아시아공동체(Community of Central Asia)’를 창설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더 이상 외부의 힘에 휘둘리지 않고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여 지역의 독자적인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앙아시아 5개국이 최근 협력 강화를 통해 스스로를 전략적 자율성을 갖진 ‘5개국 연합(C5)’으로 브랜드화 해왔다면 향후 이를 더욱 확장한 ‘C6’로 더욱 강화된 대외 협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에 대한 투자나 경제협력에서 중앙아시아 공동의 이익과 이해관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을 지역의 주요한 협력 파트너로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탈레반을 자국의 테러 단체 목록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했으며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미 카불에 대사관을 운영하면서 탈레반이 파견한 외교관을 자국 대사관의 ‘대리 대사’나 ‘총영사’ 직함으로 받아들였다. 탈레반을 고립시킬 경우 아프가니스탄 내부의 정정 불안이 심화되고, 이것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아프가니스탄은 내륙국인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남아시아로 연결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아프가니스탄이 아무다리아(Amudarya) 강 상류에 건설 중인 ‘코쉬 테파(Qosh Tepa)’ 운하는 향후 하류 지역인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 심각한 물 부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을 역내의 다양한 협력 사안에 함께 참여하도록 하여 외연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2026년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직면하게 될 이슈들은 향후 이 지역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중요한 것들이다. 특히 지난 수십 년간의 역량을 축적한 끝에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성장이 뒤쳐진 국가들 역시 내부적인 협력을 통해 이전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이들의 자신감은 외연 확대와 대외 협력의 확대라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만 수자원 및 에너지 부족이라는 문제는 지역 전체의 협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한국은 2026년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지역에 대한 우리의 주요 관심사는 광물 자원 개발, 물류 루트 활성화, IT 분야를 포함한 첨단산업 및 제조업 협력, 공적개발(ODA) 등이 될 것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이제는 이전과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협력의 장을 열어야 할 때이다. 그리고 2026년이 그러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저자 소개
박지원(jiwonpark@koreaexim.go.kr)
현)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러대화(KRD) 전문위원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전문위원,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주요 저서와 논문>
『외국 기업의 러시아 시장 재진입 환경 및 시사점』 (한국수출입은행, 2025).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변화와 코카서스 국가들의 대(對)러 경제적 이해관계.” 『러시아연구』 35(2), 2025.
“타지키스탄의 아프간 난민: 정책과 환경에 의한 경제적 문제 고찰.” 『중소연구』 49(1), 2025, 251-281.
“중앙아시아 역내 협력 강화의 배경과 추진 방향.” 『슬라브연구』 41(1), 2025, 105-131.
최신 관련 자료
Haidari Ashraf (2025). “A Regional Compact for Afghanistan: Why Neighbors Must Act Together to Secure Stability.” Fair Observer, December 22.
https://www.fairobserver.com
Kostov, Jiri (2025). “Uzbekistan: A Rising Star in Software Development.” Moravio, October 8.
https://www.moravio.com
Reschreiter. Oliver (2025). “Why Kazakhstan’s Energy Transition Is Stalling Despite Bold Pledges.” The Diplomat, September 19.
https://thediplomat.com
Vakhabov, Javlon (2025). “A New Central Asia Emerging: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The Central Asia-Caucasus ANALYST, July 25.
https://www.cacianalyst.org
Zielinska, Darya (2025). “Looking inward: regional cooperation in Central Asia.” OSW Centre for Eastern Studies, December 1.
https://www.osw.waw.p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