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동남아시아는 2025년 표출된 정치, 안보 불안,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파급효과, 아세안 회원국 확대에 따른 응집력 유지 등 주요 현안들이 지속적으로 도전을 야기할 전망이다. 미얀마 내전과 총선, 태국의 조기 총선과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 등 역내 정치, 안보 불안정성이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국 경기 둔화라는 외부 충격 속에서 디지털 경제와 녹색 전환을 성장 동력으로 제도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아울러 동티모르가 가입하여 확대된 아세안은 포용성과 결속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미얀마: 2025–26년 총선과 내전의 지속
미얀마 군부는 내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2026년 1월까지 단계적 총선을 실시한다. 그러나 광범위한 분쟁 지역과 난민 발생 지역은 투표 대상에서 배제된 채 군부가 통제하는 제한된 지역에서만 투표가 이루어지고 있다. 군부가 승인한 정당만 참여하는 통제된 정당 체계하에서 선거가 실시되고 있다. 기존 주요 정당은 해산되었고, 군부 지원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후보 다수를 점유하면서 총선의 민주적 정당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유권자와 시민사회는 보이콧과 불복종을 통해 군부의 정당성 확보 시도에 저항하고 있지만 군부는 선거를 반대하거나 비판적 정치 활동을 강력히 처벌할 것임을 밝혔다.
카친, 샨, 라카인 등지에서 소수민족 무장조직과 인민방위군이 군사적으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군부 역시 공습과 포격을 강화하며 전선은 교착상태에 놓여 있다. 총선 결과는 군부의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실시되지만 서구와 시민단체는 이번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아세안 차원에서도 ‘5개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못한 이번 총선 결과를 인정하기 쉽지 않다. 다만, 내정불간섭의 원칙에서 이번 선거에 대한 의미 있는 대응도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적으로도 총선 이후 군 내부 권력 재편과 반군의 정치적 지위 재조정 가능성이 있으며 단기간 내에 내전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태국: 2026년 2월 조기 총선과 캄보디아 국경 분쟁
태국은 2025년 12월 의회 해산 이후 2026년 2월 8일 조기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 총리는 개헌 논쟁과 불신임 위기 속에서 조기 총선을 선택했다. 국민당(People’s Party), 품짜이타이당(Bhumjaithai), 프아타이당(Pheu Thai) 간 각축을 벌일것으로 예상된다. 현 총리가 소속된 품짜이타이당이 다소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물가 인상 이슈 등의 도전 요인이 존재한다. 프아타이당은 상대적으로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견고하고 경제 공약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당은 개혁 성향을 가지며 청년층의 지지가 강점이지만 지역 조직 기반이 약하다. 정권 교체 여부는 향후 연정 구성 과정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총선이 2025년부터 재점화된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과 맞물리면서, 정당 간 경쟁을 넘어 군부의 영향력 강화와 왕실에 대한 여론을 가늠하는 의미도 있다. 현재 휴전상태이지만 개전 이후 단기 휴전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경 분쟁은 아누틴 정권에 국가 안보 수호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군부는 국경 갈등이 고조되자 안보 위기를 명분으로 오히려 대립을 주도한 측면이 있다. 그 과정에서 왕실 측근의 지지를 획득하는 한편 자율성을 부각시키며 정치적 영향력 재확대를 시도했다. 다만, 이러한 민족주의 동원은 단기적 정치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으나, 대응 실패 시 국내 정치 리스크가 증폭되고, 과도한 대응은 외교·경제적 비용과 확전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세안은 합의와 자발적 이행을 강조하고 있어 휴전 관리와 분쟁 예방에서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지경학적 압박과 디지털 경제
경제적으로 아세안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지정학적 긴장, 중국 경기 둔화라는 부정적 외부 환경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전자 산업을 축으로 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투자 확대는 아세안의 중기적 수출 경쟁력 확보에 있어 핵심적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테마섹·베인의 ‘e-Conomy SEA’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디지털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여 2025년 총 거래액(GMV)은 3,000억 달러, 2030년에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AI를 비롯한 신기술로 인해 이러한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AI와 첨단 전자 산업의 기술력과 접근성 차이는 아세안 회원국 간 성장 격차를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2025년 10월 아세안이 디지털 경제 프레임워크 협정(DEFA)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DEFA는 국경 간 데이터 이동, 디지털 무역과 결제, 핀테크 및 AI 규범을 포괄한다. 2026년은 DEFA 서명이 예상되지만 DEFA 후속 협상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수준, 데이터 현지화 요구,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독점에 대한 규율을 둘러싸고 회원국 간 이해 관계가 여전히 격차를 보이고 있다. 관세 압박과 AI 공급망 재편, 에너지 전환이라는 지경학적 도전 요인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 방식은 개방성과 규범 형성을 통해 협상력을 유지하는 데 중대한 사안이다.
동티모르 가입과 11개국 아세안의 과제
2026년 의장국인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해양 안보 의제를 조율해야 하는 부담을 갖는다. 국내에서는 부패 논란과 정책 실패에 대한 시위가 확산되며 안정적인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중국해 행동강령 협상은 여전히 구속력과 제3자 역할을 둘러싼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어, 2026년 내 실질적 타결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실질적 타결 대신에 통신 핫라인 구축, 해안경비대 간 협력, 위기 시 공동 구조훈련 등 신뢰 구축과 관계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동티모르의 가입으로 아세안의 포용성과 공동체 비전을 재확인했지만, 동시에 개발 격차 해소와 제도적 역량 강화라는 구조적 과제가 제기된다. 재정적, 기술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회원국 확대는 오히려 합의 지연과 의사결정 비효율로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2026년 아세안은 태국–캄보디아 분쟁과 미얀마 내전이 역내 불안정성을 확대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DEFA 등 경제, 디지털 규범을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행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저자 소개
김형종(kimsea@yonsei.ac.kr)
현) 연세대 미래캠퍼스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국동남아연구소 소장
전) 한국동남아학회 부회장
주요 저서와 논문:
“아세안 2023: 다양성과 분열.” 『동남아시아연구』 34(1), 2024.
“전환기 국제질서와 아세안 중립성: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시사점.” 『아시아연구』 26(3), 2023.
“미얀마 사태와 아세안 규범의 지속과 변화.” 『동남아시아연구』 32(1), 2022.
“아세안 사회문화공동체와 인간안보.” 『동아연구』 41(1), 2022.
“미얀마 사태와 아세안 규범의 지속과 변화.” 『아시아연구』 24(2), 2021.
최신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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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h, Nirmal (2025). “Commentary: What can ASEAN expect from incoming chair Philippines?” CNA, December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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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io, Sebastian (2025). “Thailand Schedules Snap General Election For February 8.” The Diplomat, December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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