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서아시아 지역은 2023년 가자 전쟁 여파 속 불안과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워진 한 해였다. 특히 2025년 7월 발발한 이른바 12일 전쟁으로 알려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과 이에 따른 미국의 군사 개입은 서아시아 지역 전운을 다시 고조시켰다. 하지만 2025년 말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정, 가자 지구 평화 구상안이 발표되면서 2년 넘게 지속되어 온 갈등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하다. 이에 따라 2026년은 서아시아 지역이 어느 정도 안정된 모습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분쟁이 재점화될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 2026년 서아시아 지역은 2023년 가자 전쟁 해결 추이가 여전히 동 지역 질서를 결정짓는 쟁점 사항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2023년 가자 전쟁 향방을 전망해 보고 이에 따른 서아시아 지역의 국내외 질서 변화를 예측해 보고자 한다.
- 2023년 가자 전쟁 전망
2025년 10월 트럼프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에 합의하였다. 휴전 협정 1단계 조건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포로와 인질 교환을 진행했다. 그러나 1단계 진행의 조건이었던 인도적 지원 제공의 미비함, 협정을 어긴 이스라엘의 지속되는 공격 등 여전히 불협화음이 계속 존재한다. 특히 휴전 2단계를 앞두고 협정 조건 중 하나인 하마스 무장 해제에 대해 하마스 반발이 커지고 있어 향후 휴전 협정 진행이 지체되거나 중단될 가능성도 크다. 하마스 무장 해제와 함께 협정 2단계의 핵심 내용은 국제안정화군(ISF) 배치, 가자 지구 통치 방안 모색, 이스라엘 추가 철수 등 민감한 사안이 주를 이루어 2단계 시행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미국 대사가 하마스는 사라져야 한다는 강경 발언을 하며 하마스 무장 해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휴전 협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2025년 7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현재 이란과 저항의 축 세력은 잠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휴전이 불발하여 하마스-이스라엘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 언제든 기회를 틈타서 대 이스라엘 저항 전선에 다시 가담할 수 있다.
가자 전쟁의 추이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 전면전에 연루되는 것을 꺼려 한다. 트럼프는 최대한 휴전 협정이 진행되어 가자 지구에서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가자 지구 재건 프로젝트 참여를 통한 이익 창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여 이스라엘의 의견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국가안보전략 발표에서 중동을 더 이상 전략적 지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처럼 이스라엘이 전쟁을 확전하려는 시도는 상당 부분 경계할 것으로 보인다.
- 서아시아 지역을 둘러싼 국제 질서의 변화
2025년 12월 미국 국가안보전략에서 발표한 바대로 미국은 더 이상 중동을 주요 전략 지역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미국이 주요 석유 수출국으로 변모하면서 중동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예전 대비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에너지 공급이 적대 세력에 넘어가는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나 홍해 항행의 자유가 저해되는 경우 혹은 미국의 이익이나 본토를 위협하는 테러가 확산되거나 이스라엘 안보를 보장하지 못하면 미국이 강하게 나서겠다고 시사하였다. 동시에 미국은 원자력 에너지, 인공지능, 방위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동이 새로운 투자의 원천이자 목적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동 정책 기조는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첫 해외 순방지로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3개국을 방문하였다. 방문 당시 AI, 방위 산업 분야에서 주요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트럼프 거래주의 외교의 핵심 지역으로 중동 걸프 산유국이 이상적인 파트너임을 증명하였다. 걸프 국가들의 경제 다각화 전략은 미국의 거래 외교와 맞물려 더욱 미국과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경제 협력을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이 더 이상 중동을 안보적 측면에서 전략적 지역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 만큼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서아시아 국가들의 헤징 전략도 지속해서 강화될 전망이다.
- 서아시아 내부 질서의 변화
서아시아 지역에 대한 국제질서 변화와 맞물려 역내 질서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측된다. 무엇보다 시리아 과도 정부의 향후 행보, 저항의 축 세력 약화, 아브라함 협정 확대 등의 주요 변수들이 2026년 지역 질서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2월 마침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무너졌다. HTS 출신의 아흐마드 알 샤라(Ahmed al-Sharaa)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과도 정부의 출범은 역내 질서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가자 전쟁의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중동 역내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 틈을 타 걸프 국가 및 튀르키예는 시리아 과도 정부와 협력하여 중동의 역내 질서를 새롭게 재편하고자 한다. 하지만 시리아는 여전히 갈등의 소지가 많이 남아있다. 2025년 3월 라타키아 지역에서 발생한 알라위파 세력과 정부군과 충돌, 2025년 7월 수웨이다(Suwayda) 지역의 드루즈파와 베두인 세력 충돌은 시리아 내부 정치적인 분열이 여전히 봉합되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시리아 과도 정부 알 샤라 대통령은 내부 혼란이 재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국내외 우려를 종식시키고자 전환기 정의 실현 및 재건 노력에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2025년 유엔 기조연설에 직접 나서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방문하는 등 실용적인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시리아가 2026년 내부적 갈등을 봉합하고 재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면 긴장 완화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역내 정치적 안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리아 정치 분열이 심화되어 시리아가 다시 새로운 분쟁의 진원지가 된다면 서아시아 지역은 정치적 혼란의 소용돌이에 또다시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이와 더불어 2026년 주목해야 하는 다른 핵심 이슈는 아브라함 협정 확대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5월 중동 순방 당시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가담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였다. 가자 전쟁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다면 트럼프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 관계 수립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통해 실용적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고조된 아랍 대중 여론을 감안했을 때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브라함 협정의 확대는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 변화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추진력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이란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재구축 노력이다. 최근 이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테헤란에서 3자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3년 베이징에서 중국 중재 하에 사우디와 이란이 관계 정상화를 합의한 이후 3번째 만남이다. 이번 만남에서 3개국은 사우디와 이란 간 외교 관계를 회복하고 대사관 재개설 및 정치, 경제적 유대 확대를 위한 베이징 협정 이행 상황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사우디와 이란의 화해 향방도 2026년 중동 역내 질서를 새롭게 변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불어 2025년 말 지속되는 경제난으로 인해 민심이 악화되면서 불거진 이란의 반정부 시위의 추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3년 가자 전쟁 이후 중동 지역은 정치적 급변기를 지나왔다. 전쟁의 여파 속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몰락, 이란과 저항의 축 세력 약화는 서아시아 역내 질서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동시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과 더불어 나타나는 이란과 사우디와의 관계 회복은 중동 지역을 새로운 해빙 구도로 이끌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가자 지구에서 지속되는 인도주의 위기가 외면되고, 실질적인 재건 노력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출되는 인위적 평화는 과거의 역사적 경험이 보여주듯 일시적 타협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다시금 환기할 필요가 있다. 2026년의 서아시아 지역의 정세는 여전히 가자 지구 전쟁의 해결 방향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 소개
안소연(tangsi@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공동연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강사
전) 한국석유공사 근무
<주요 저서와 논문>
“외교 정책의 새로운 변수로서 리더십: 트럼프 정부와 걸프 국가 간 관계 향방 고찰.” 『중동연구』 44(1), 2025.
“The shifting dynamics of amity and enmity in the Middle East: analysing the 2023 Israel-Hamas war through the framework of regional security complex theory.” Asi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2025.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나타난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파간다 경쟁: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보도 양상 비교를 중심으로.” 『중동연구』 43(1), 2024.
“Trans-regional Minilateralism: Connecting the Middle East and Indo–Pacific in the Struggle to Reshape the Political Order.”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2024.
“요르단 선거 과정을 통해 살펴본 시민사회의 역동성.” 『아시아리뷰』 14(3), 2024.
최신 관련 자료
Atlantic Council experts (2025). “What will 2026 bring for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Atlantic Council, December 16.
Iran International (2025). “Iran hosts trilateral meeting with China and Saudi Arabia.” December 9.
https://www.iranintl.com
Cafiero, Giorgio (2025). “How Trump’s National Security Strategy impacts the Middle East.” The New Arab, December 17.
https://www.newarab.com
Knell, Yolande (2025). “Israel’s PM says second phase of Gaza peace plan is close.” BBC, December 9.
https://www.bbc.com
Shalev, T., Diamond, J. and Liebermann, O. (2025). “Trump determined to advance Gaza ceasefire deal as Israeli forces dig in.” CNN, December 12.
https://edition.cn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