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 억지력 때문에 더 빈번해지는 무력 충돌의 패러독스는 남아시아에 차가운 평화를 가져왔고, 미국의 관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각국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남아시아 각국의 실업률이 만든 구조적 압력은 청년 시위의 폭발을 불러왔지만, 그 폭발은 방향성을 갖지 않는 폭발이었다.
-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
5월 7일부터 4일간 인도와 파키스탄의 교전이 이루어졌고, 핵 억지력의 패러독스가 확인되면서 인도는 공유 수자원의 무기화와 ‘확전 우위’ 전략 채택을 통해 지역 패권국 지위의 확인을 시도하게 되었다.
- 방글라데쉬와 네팔의 청년 시위와 정권교체
구조적 실업의 압력이 폭발적으로 발현되면서 청년실업이 추동한 청년층의 SNS를 통한 대규모 시위가 두 나라의 정권을 붕괴시켰다. 하지만 방향성 없는 폭발 자체가 향하는 곳은 기존 질서의 극복이 아니라 반복이 되어 가고 있다.
- 트럼프의 관세와 대응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은 취약한 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를 직격했다. 특히 인도를 향한 징벌적 관세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무조건 인도를 동반자로 삼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고, 인도는 브릭스 강화와 동시에 대미 협상의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분쟁
탈레반의 방계 조직 TTP 때문에 격화된 양국의 갈등은 군사충돌로 이어졌다.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조건들 안에서 해결책을 찾기는 난망한 가운데, 인도는 친아프가니스탄 정책을 구사하면서 중앙아시아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 인도 비하르주 선거
인도 비하르 주에서 11월에 이루어진 선거는 모디 총리의 미래를 가늠할 척도로 평가되어 왔다. 모디 정부는 기존 힌두 국수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결합이 아닌 카스트 정치의 한복판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인도의 지배적 정치세력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남아시아에서 2025년은 균열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1947년 독립 이후로 느슨하게 유지되던 지역의 통합성은 강한 압력에서 균열과 파편화를 통해 와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핵무력 균형의 안정성은 도리어 재래식 무력 분쟁의 가능성을 높였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은 각국이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흐름을 강화시켰다. 그 와중에 각국이 지닌 경제적 한계로 인한 실업률의 압력은 인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대규모 청년 시위로 이어져 정권교체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불만의 폭발적 발현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SNS 기반 시위로 구체화되다 보니, 조직과 이념과 지향점이 없는 정치적 사건에 머무르게 되었고, 결국 미래를 향한 모색보다는 현재의 파괴에 그치고 말았다.
-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
인도령 카쉬미르에서 테러가 4월 22일에 발생했고, 인도는 5월 7일부터 씬두르 작전(Op. Sindoor)을 통해 카쉬미르를 넘어서는 지역까지 응징을 감행했다. 파키스탄이 반격하며 대규모 무력충돌이 벌어졌다. 4일간의 교전 이후 핵무기 보유국 파키스탄의 불안정이 가져올 위험을 우려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루어졌고, 양국은 (외형적으로는) 직접 대화를 통해 휴전에 돌입하였다. 5월 7일에 양국 총 114대의 공군기가 동원되어 현대전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가시거리외 공중 전투가 벌어졌다. 중국산 전투기와 미사일은 네트워크 능력을 갖추고 준비한 파키스탄 공군에게 일방적인 우위를 선물했고, 결국 인도는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해서 누르칸(Nur Khan) 공군기지 등 파키스탄 핵 무력 투사 거점들을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결과적으로 파키스탄이 휴전을 제안하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단기적으로 현대적 네트워크전을 위한 인도군의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장기적으로 인도의 오랜 “전략적 인내” 전통이 폐기되고 “확전 우위”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점이 군사 전략의 가장 큰 변화이다. 모든 테러를 전쟁으로 간주한다는 강경 노선이 공식화되며 인도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힌 측면도 있어서, 11월 델리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에 대한 인도의 대응이 옹색해지기도 했다. 이는 상호확증파괴의 위협이 주는 안정성이 도리어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전투가 잦아지게 하는 패러독스의 결과였다. 또한 60년 동안 세 번의 전쟁에도 유지되던 “인더스 수자원 조약”을 인도가 유예하기로 한 결정은─지류들이 많고 몬순기후의 여건 때문에 극단적 피해가 단기적으로는 제한된다고 해도─ 군사적 충돌이 민생과 경제의 문제로 비화되는 국제적 공유 수자원 관리에 대한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카쉬미르의 특별지위를 인정한 헌법 370조를 폐지한 인도 수권 집단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카쉬미르의 평화와 경제발전은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차가운 평화의 시대를 받아들여야 한다.

2. 방글라데쉬와 네팔의 청년 시위와 정권교체
2024년 8월 방글라데쉬의 셰이크 하씨나(Sheikh Hasina) 총리가 대규모 학생 시위로 인해 축출되었다. 독립전쟁 참전 유공자 자녀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는데, 총리 지지층이 수혜자가 되는 상황에 대한 반감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너무나 높은 청년실업률이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9월 8~12일 네팔에서 벌어졌다. 구체적 계기는 네팔 정부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SNS) 26개에 대한 사용 금지령이었다. 네팔 청년들이 대다수 해외 취업 노동자로 떠나야만 하는 상황을 견디는데, 부패한 정치인과 관료의 자녀들은 SNS에 자신들의 호화생활을 과시했고, 이는 “#NepoKids” 해시태그로 공유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네팔의 시위가 SNS를 사용해 조직되다 보니 “Gen Z 시위”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드러난 신세대의 차별성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배후에 있는 높은 청년실업률과 이를 통해 고착화되는 불평등이다 (그림 1). 2023년 네팔 통계청의 국민생활수준조사에서 15~24세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두 배인 약 25%에 달한다. 이제 해외 이주 노동자가 220만 명 정도로 추정되며 이들의 해외 송금액이 2024년 기준 110억 달러로 국가 경제의 26%를 만들어 내고 있다. 따라서 SNS 차단은 해외 노동자들과 가족의 통신 그리고 송금을 막는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시위를 통한 정권 붕괴는 모두 청년층 중심으로 SNS를 활용한 유연한 연대가 힘을 발휘한 결과였는데, 공통된 한계는 조직이나 이념과 지도자도 없어서 지향점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양국 모두 현재의 과도정부는 합법적인 절차 없이 집권한 초헌법적인 기반 위에 서 있다. 또 주목할 점은 양국 모두 기나긴 무력 충돌의 역사를 거친 학습효과로 인하여, 군부가 정권찬탈이 아니라 헌법수호의 길을 택했다는 공통점이다.
방글라데쉬에서 과도정부는 26년 2월 총선 실시를 발표했지만, 기존 집권당을 금지하고 해산시켰다. 학생운동 주도 세력의 조직력과 지지기반이 취약한 부분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극복하고─가능성이 낮아 보이는─합법적인 정권 창출을 노리고 있지만, 절반의 실패란 그 자체가 실패이다. 네팔 사태에서 주목할 사실은 과도정부 수반 까르끼가 디스코드(Discord) 채널을 통해 선출되었다는 것이다. 몇 달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이 디스코드 채널을 운영해서, 14만 5천 명이 디스코드에서의 논의를 통해 임시 총리로 전임 대법원장 수쉴라 까르끼(Sushila Karki)를 임명했다. 이러한 사실은 네팔에서도 개혁세력이 26년 3월로 예고된 다음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지형을 구축하지 못하리라는 징조를 보여준다. 2008년 민주공화국 선포 이후에만 14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던 과거의 정치 관행이 다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3. 트럼프의 관세와 대응
2025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은 남아시아 경제 지형을 뒤흔들었다. 특히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와 결부되어 가장 가혹한 징벌적 관세를 맞았고, 반면 네팔은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로 뜻밖의 반사이익을 얻는 등 국가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트럼프는 4월 대인도 상호관세 25% 부과를 예고하고 8월부터 이를 발효시킨 후에 추가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지속하고 브릭스(BRICS) 활동을 강화한 것에 대해 징벌적 관세 25%를 추가했다. 인도는 50%의 남아시아 최고 관세를 부과받았다. 8월 말 50% 관세가 부과되자 인도산 대미수출이 5월 88.3억 달러에서 10월 63.1억 달러로 28.5% 급감했다(Global Trade Research Initiative). 방글라데쉬는 4월에 35~37% 수준의 고율 관세를 위협받자 미국과의 협상에 집중하고 미국산 면화 수입 확대 등을 조건으로 관세 인하에 합의하고 8월 7일 20%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현재 20%의 관세를 부과받아 경쟁국 인도에 비해 의류 수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파키스탄은 4월에 상호관세 대상국으로 지정되었고 별도의 협상 타결에 노력하면서 8월에 19%의 상호관세율을 얻어낼 수 있었다. 스리랑카는 4월에 44%라는 살인적인 관세율을 예고받았지만 결국 30%로 낮아졌다가 8월에 최종 상호관세 20%를 부과받았다. 네팔만 10%의 관세를 부과받으면서 대미 수출에서의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트럼프의 2기 행정부는 인도에 대한 강력한 압력을 행사하면서, 인도가 독자노선을 걷더라도 중국 견제를 위한 무조건적 우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 트럼프식 거래주의는 인도의 대미 무역흑자와 미국의 패권에 균열을 내는 BRICS 역내 자체 결제망 구축 등의 행보를 눈감아 주지 않는다. 이미 국제 무역에서 방글라데쉬와 네팔이 인도를 대신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인도 기업도 ‘네팔산’으로 우회수출의 길을 찾고 있다. 인도는 현재 50%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미니무역딜(Mini Trade Deal)을 협상 중이다. 미국산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대한 양보, 에너지와 무기 구매, 농산물 수입에 대한 일부 양보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43.51%(세계은행 2023~2024년)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농업 분야를 양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다만 비하르주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했으니 연말이 지나면 합의가 이루어질 확률이 높다고 보인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해서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8월 인도 방문 이후, 모디 총리는 8월 30~31일 톈진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 참석하여 시진핑, 푸틴과 함께 연대를 강조했다. 다만 북경의 열병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정도로 미국을 배려했다. 12월 4~5일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방문하였다. 국내에서 인도는 간접세인 상품서비스세 4개 세율(5, 12, 18, 28%)을 2개 세율(5, 18%)로 조정 인하하고 내수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GDP에서 수출 비중이 21~22%에 그치는(세계은행 WITS 2021~22년) 인도의 경제구조상 인도는 내수 부양으로 충격을 완화하면서, 미국에 종속되지 않는 경제와 외교 노선을 끝까지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인도 수출이 크게 의존하는 IT/BPM 분야에 대한 세금 부과(HIRE 법안) 카드까지 쥐고 있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밖에 답은 없지만, 외형적으로 미국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것은 피하려고 노력 중이다.
4.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분쟁
TTP(Tehrik-e-Taliban Pakistan)는 아프간 탈레반의 방계 조직으로, 2001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당시 아프가니스탄에서 밀려 내려와 카이버-팍툰콰(Khyber-Pakhtunkhwa, KPK) 지역에 자리 잡은 세력이다. TTP가 KPK 지역을 장악하고 테러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파키스탄 주요 도시에서도 테러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2021년 미군의 아프간 철군 이후 아프간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TTP 조직원을 아프간 감옥에서 출소시키고, TTP가 남겨진 미군의 무기를 사용하면서 테러가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제 테러 인덱스(Global Terrorism Index)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세계 2위의 테러 피해 국가이다. 10월 7일, TTP가 파키스탄 내 국경지역에서 테러를 감행하여 파키스탄 군 11명과 TTP 조직원 1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10월 9일, 파키스탄이 TTP 지도부가 있는 카불과 국경 일대를 공습하면서 양국 간 국경 전쟁이 시작되었다. 10월 10~17일, 파키스탄이 총 12회 아프가니스탄에 공습을 감행했으며, 이에 대응하여 10월 11일부터 아프간 탈레반 측은 국경(Durand Line)을 넘어 파키스탄 초소를 공격하여 총 40회 이상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 추가 폭격과 교전과 휴전 협의가 교차했고, 10월 18일, 카타르와 터키의 중재로 도하에서 회담을 진행하여 10월 19일 휴전 선언을 했고, 이후 2차 회담 11월의 3차 회담이 진행되었지만 협상 타결에 결국 실패했다. 휴전 회담 중에도 국경의 무력 충돌이 있었고 11월 이슬라마받(Islamabad) 법원 근처에서 TTP 조직원의 자살 폭탄 테러가 있어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자신들이 만든 것이라 간주해서, TTP에 대한 지원을 배신행위로 간주한다. 아프간 탈레반에게는 국내에 알카에다, ISIS-K 등 다른 테러 세력이 상존하는 상황 때문에 방계 조직인 TTP에 대한 지원을 멈출 경우 정권 안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런데 파키스탄이 주권국가인 아프가니스탄 역내를 폭격하는 것은 주권침해라고 인식한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집권세력이 그랬듯이 영국이 일방적으로 식민시기에 설정한 국경을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파키스탄이 대규모로 아프간 난민들을 추방하면서 갈등은 증폭되고 있고, KPK 지역에는 파키스탄 야당인 PTI(파키스탄 정의 운동)가 주정부를 구성하고 정부와 군부의 테러 진압에 강하게 반발하는 현지 사정까지 겹쳐 있다.
10월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 무타키(A. Kh. Muttaqi)가 인도를 방문하여 외무장관은 물론 재계 인사, 아프간 교포, 이슬람 학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1990년대부터 인도는 반탈레반 파벌을 지원했고, 2003년 전쟁 때 미국을 지원하면서 탈레반과 악연이 깊지만, 2021년 탈레반 집권 이후 관계 회복을 추진하면서 2022년에 기술 대표부(Technical Mission)를 통해 영사 업무를 시작하고, 인도주의 원조를 지속해 왔다. 이번 방문을 통해 무역(아프간 광산 채굴권), 연결성(인도-아프간 항공 화물 회랑), 수력 발전 프로젝트, 카불 병원 설립 지원 등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인도 외무부는 카불 기술 대표부를 대사관(embassy)으로 격상한다고 발표했고, 탈레반 정권의 공식 인정은 아니지만, 대리 대사를 임명하여 대사관 운영 개시를 발표했다. 인도가 반파키스탄 전선에 아프가니스탄 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인다.
5. 인도 비하르주 선거
11월 6일과 11일에 시행된 투표 결과 비하르주 선거에서 여당 연합(NDA)이 총 243석 중 202석, 야당 연합(INC 연합)이 35석을 획득하면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세력이 절대적 압승을 거두었다 (그림 2). 투표율은 역대 최대 67%를 달성했고, 여성 투표율이 71%로 남성 투표율(62.8%)보다도 높았다. 여당 BJP와 모디 총리는 2026년 서벵골(West Bengal), 따밀나두(Tamilnadu), 께랄라(Kerala) 등 주요 주 선거를 앞두고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다. 여당이 압승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여성 유권자의 지지였다. 9월, BJP는 ‘여성 고용 계획’의 일환으로 총 8억 8,000만 달러를 750만 명의 여성에게 직접 송금하여 개인당 1만 루피(약 $112, 비하르주 월평균 소득은 $70)가 지급되었으며, 이는 농업, 축산, 수공예, 재봉, 직조 등 소규모 사업 창업에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포퓰리즘 정책을 경제발전 어젠다와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셈이다.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복지 투자 계획과 1천만 개 일자리 창출, 7개 고속도로 건설, 모든 지역에 의과대학 설치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도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7월부터 실시한 유권자 명부 특별 집중 개정(Special Intensive Revision, SIR)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배제하여 조직적으로 친야당 유권자들을 배제시켰다는 주장을 야당은 꾸준히 제기했고, 이를 주요 선거 어젠다로 삼으면서 선거 패배를 자초한 셈이 되었다. SIR에 대한 의혹 제기는 매우 합리적이고 대중들이 인정하였지만, 집권 어젠다가 될 수는 없었다. SIR은 비하르뿐만 아니라 서벵골, 따밀나두, 께랄라를 포함한 다른 9개 주에서도 시행되고 있으니, 이 사안에 집착하는 야당 지도부의 거취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힌두 국수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결합시킨 어젠다로 집권해 오던 모디 정부가 2024년 총선에서 BJP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한 이후, 25년 갑자기 독립 이후 처음으로 중앙정부가 카스트 조사를 인구조사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힌두 국수주의가 아닌 카스트 정치를 주된 문법으로 하는 선거의 경쟁구도에 직접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 이루어진 첫 주요 선거가 비하르 선거였고, 이제 모디 총리와 집권 집단은 카스트 정치의 복판에서도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과시했고, 이는 야당의 존립 근거였던 무대에서도 힌두 국수주의 세력이 새로운 진화를 통해 우위를 차지했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2025년은 남아시아 역내 국가들이 경제적 불평등에 따른 내부적 균열은 물론 국가들 간의 균열을 겪으면서 장기적 지향점을 설정하기에도 버거운 현실 속에서 지역 단위 경제통합의 더딘 흐름마저 포기하고, 미국의 관세 장벽을 계기로 각자도생의 길로 나선 해가 되었다.
저자 소개
강성용 (citerphil@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장, 한-인도산업포럼 상임위원장
전) 국제 울너사본 프로젝트 발기인, 무진불교학술상 집행위원장
주요 저서와 논문:
『위대한 인도』 (공저), (문학동네, 2024).
『미처 몰랐던 불교, 알고 싶었던 붓다.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 (불광출판사, 2024).
『Saṃskṛtavākyopakriyā 인도 고전어 쌍쓰끄리땀 첫마당 2』 (도서출판 라싸, 2024).
“The Future of RMG Industry of Bangladesh Confronting COVID-19 and Industry 4.0: A Thematic Analysis.” (Kang et al.), Chittagong Independent University Journal. 2023.
“영원무역의 방글라데시 진출 전략: 제도적 공백의 극복방안을 중심으로.” 『Korea Business Review 신년 특별호』 (공저), 2021.
이승민 (lsm042604@snu.ac.kr)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 연구보조원
최신 관련 자료
강성용 (2025). “네팔의 Gen Z 시위, 히말라야 고봉은 그것을 만든 압력의 표현이다.” Global Issue Brief 30, 91-101.
Bajpaee, Chietigj (2025). “Trump’s Tariffs Put Strain on US–India Ties, But Relations Will Endure in the Long Run.” Chatham House, August 12. https://www.chathamhouse.org (접속일 2025년 12월 7일)
Chakravarti, Ajachi (2025). “The 2025 Bihar Assembly Election Explained.” The Caravan, November 12.
https://caravanmagazine.in (접속일 2025년 12월 7일)
Giri, Maheshwar (2025). Emigration from Nepal and Its Impact on the Economy. Friedrich Naumann Foundation for Freedom.
Ladwig, Walter (2025). “Calibrated Force: Operation Sindoor and the Future of Indian Deterrence.” 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May 21.
https://www.rusi.org (접속일 2025년 12월 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