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온라인 매거진

2025년 아시아 회고: 동남아시아의 2025년

동남아 관련 5대 사건은 국내 이슈의 역내 연계성(1, 3), 역내 이슈의 연계성(2, 5), 개별 국가의 핵심 이슈(4) 등을 고려하며 선정되었다. 관련 내용은 베트남 총비서 또럼의 남북한 방문,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 캄보디아의 범죄 조직과 역내 조직,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운동과 17 + 8 개혁안,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이다.

2025년 10월 10일, 또럼 베트남 총비서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5년은 동남아시아에 여러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해였다. 2025년 동남아시아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 5개는 다음과 같다.


  1. 베트남 총비서 또럼의 남북한 방문

또럼 베트남 총비서는 8월 방한하여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는 두 달 후에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식에 참석했다.

  1.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

5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과 그 주변 지역에서 양국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여 국경 지역의 긴장이 재점화되었다. 다양한 해결 방안이 모색되고 있으나, 양국의 신뢰 부족과 정치적 긴장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1. 캄보디아의 사기 범죄와 역내 조직

8월 캄보디아의 사기 범죄에 한국인들이 연루되었던 사건이 밝혀지면서 관련 조직도 점점 드러나고 있다. 중국의 범죄 조직은 국내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와 동남아 각지를 범죄 허브로 삼아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1.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운동과 17 + 8 개혁안

인도네시아에서는 8월 말부터 정부 권력 구조 및 통치 방식,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를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그 결과 시민사회는 단기와 장기를 아우르는 17+8 개혁안을 요구하였고, 의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논의가 시작되었다.

  1.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2025년 10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통해 동티모르가 가입 신청 후 14년 만에 아세안의 11번째 정식 회원국이 되었다. 동남아시아의 포괄적 지역주의 목표를 강조하는 아세안은 신규 회원국의 원활한 통합을 위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동남아 관련 5대 사건은 국내 이슈의 역내 연계성(1, 3), 역내 이슈의 연계성(2, 5), 개별 국가의 핵심 이슈(4) 등을 고려하며 선별되었다.

  1. 베트남 총비서 또럼의 남북한 방문

또럼 베트남 총비서가 8월 초 방한하여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외교 관계 정상화 이후 베트남 총비서의 한국 방문은 세 번째이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은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이웃 국가다. 무역 측면에서도 그렇고 안보 측면에서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럼 총비서는 두 달 후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식에 중국, 러시아 등의 고위 당국자 등과 함께 참석했다. 중국과 러시아 지도자 못지않은 환대를 받은 그의 방북은 18년 만의 일로서, 양국은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올해를 ‘친선의 해’로 선포했다. 대외무역에서 북한의 세 번째 상대국인 베트남은 외무성·국방성·보건성 등 여러 분야에서의 상호 협조에 관한 합의문을 내놓았다. 이와 같은 또럼 총비서의 남북한 방문은 동북아시아 역내 안보와 경제협력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1.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

프랑스 인도차이나 시기에 유래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은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과 그 주변 지역을 둘러싼 영유권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 5월 이 지역에서 양국의 무력 충돌이 다시 발생하면서 국경 지역 분쟁이 표면화되었고, 다수의 병력 배치와 국경 폐쇄 등 군사적·경제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었다. 캄보디아는 분쟁 지역에 대한 ICJ(국제 사법 재판소) 제소를 공식화하며 국제법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태국은 ICJ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은 채로 양자 협상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분쟁이 역내 안정을 위협한다고 판단한 아세안은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총리를 중심으로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상호 간 신뢰 부족과 정치적 긴장으로 인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등 국제 정세의 여러 변수가 향후 이 지역의 분쟁을 어떻게 귀결시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3–2025년 메콩 지역에서 확인되었거나 보고된 사기 범죄 거점의 위치. 출처: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 2025년 4월 보고서

 

  1. 캄보디아의 사기 범죄와 역내 조직

지난 7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 학생이 깜폿주에서 살해된 사건이 보도되면서 한국 사회에 근심을 낳은 바 있다. 이후 사건의 배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 연루가 부각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을 포함한 여러 국적의 피해자들이 거짓 구인에 속아 통제된 공간에서 온라인 사기에 투입된 사실이 밝혀졌다. 캄보디아 전역에 최소 53곳의 범죄 단지가 특정되었고 이곳에서 여권 압수, 감금, 강제 노동, 고문이 자행된 사실도 확인되었다. 특히 중국 범죄 조직의 연루와 캄보디아 정부의 묵인 정황까지 드러나며 파문이 커졌다. 이 사건의 여파로 캄보디아는 보이스피싱, 불법 카지노, 마약 거래를 자행하는 ‘동남아 범죄 허브’로 낙인찍히며 관광을 비롯한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1.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운동과 17+8 개혁안

8월 말부터 인도네시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프라보워 정부의 억압적 통치, 군부의 정치 개입, 국회의원의 과도한 혜택,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광범위한 불평등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연이어 벌어졌다. 시위 초기,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며 시민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시위를 주도한 세력은 학생, 노동자, 시민사회 활동가 등이었으며, 이들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소통하며 운동을 조직하고 요구안을 구체화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시민사회는 단기 개혁안 17개, 장기 개혁 과제 8개 요구를 담은 이른바 ‘17+8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인도네시아 정부 및 국회는 개혁안을 받아들여 제도를 정비하겠다 밝혔으나, 개혁을 실행하는 과정에 군부 및 부유층/엘리트의 상당한 정치적 저항이 있어 개혁의 현실화까지 난관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1.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아세안 정상회의의 만장일치 의결 및 공식 선언을 통해 동티모르가 아세안의 11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동티모르는 2011년 아세안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14년 만에 정식 회원국으로 합류하였다. 인구 약 140만, 약 20억 달러 수준의 GDP를 보유한 작은 국가인 동티모르에게 아세안 회원국 지위 획득은 역내 시장 접근성 확대, 투자 유치, 개발 협력을 통한 제도 역량 강화 가능성 확대 등 경제적 성장과 외교적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티모르의 가입은 아세안이 1990년대 이후 처음 회원국을 확장한 사례로서 정책 결정, 개발, 재원 분배 등과 관련한 역내 역학 구도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동남아시아는 커다란 역내 격변보다는 범죄, 민주화 운동, 국경 충돌 등을 매개로 갈등을 협상하고 협력을 강화하며 2025년 한 해를 보냈다. 한국과 베트남은 미중 갈등의 국면에서 실용적인 외교 및 경제 정책을 위해 양국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도모했다. 이러한 협력이 동남아와 동북아 안보는 물론이고 북한 등 상대적으로 고립된 국가의 경제개방과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도 역내 포괄성 강화와 통합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향후 지역의 정치적 안정 및 경제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태국과 캄보디아의 반복적인 국경 충돌은 동남아시아 국가가 국내 정치를 위해 언제든지 이웃 국가와의 갈등과 대립을 활용하며 역내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중국계 조직의 도박 및 신종 보이스피싱 등 범죄 산업의 폐해 역시, 범죄나 재해가 빠르게 일국을 넘어서서 동남아시아는 물론 이웃 지역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같은 맥락에서, 인도네시아의 개혁 운동 또한 나날이 디지털화하는 세계에서 불평등과 민주화와 같은 이슈가 일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역내와 세계를 관통하며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소개

윤대영(sansfin@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HK연구교수

<주요 저서와 논문>

『베트남의 불교: 기원과 변천 그리고 리 왕조』 (아카넷, 2025).

『아시아의 20세기 지역변동과 지역상상』 (공저), (진인진, 2023).

“남중국해 문제의 기원과 쟁점화 – 중국과 베트남의 파라셀 군도 및 스프래틀리 군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하여 -.” 『동양사학연구』 148, 2019.

성유찬(syc12882@snu.ac.kr)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시아센터 연구보조원

채수홍(chae4811@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인류학과 교수

<주요 저서와 논문>

“The Dynamics of a Multinational Factory Regime and Recent Strikes in Vietnam.” In Labor in Vietnam (Institute of Southeast Asian Studies, 2011).

『한인의 베트남 정착과 초국적 삶의 정치』 (눌민, 2021).

“The Political Processes of the Distinctive Multinational Factory Regime and Recent Strikes in Vietnam.” Global Economic Review 47(1), 2018.

<최신관련자료>

박민희 (2025). “베트남 1인자 환대로 ‘다자외교’ 보폭 넓힌 김정은.” 『한겨레』 10월 10일.

https://www.hani.co.kr (접속일 2025년 12월 1일)

AMNESTY INTERNATIONAL NEWS (2025). “Cambodia: Government allows slavery and torture to flourish inside hellish scamming compounds.” June 26.

https://www.amnesty.org (accessed Dec. 1, 2025)

Gammon, L. (2025). “Indonesia’s protests hit a brick wall of elite unity.” East Asia Forum (EAF), September 7.

https://eastasiaforum.org (accessed Dec. 1, 2025)

Rising, D. and Megerian, C. (2025). “East Timor joins ASEAN in bloc’s first expansion since the 1990s.” The Associated Press (AP), October 26.

https://apnews.com (accessed Dec. 1, 2025)

The Cambodia Daily (2025). “International group voices concern over Cambodia Thailand border clashes.” November 26.

https://english.cambodiadaily.com (accessed Dec. 1,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