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서사와 고강도 마더링의 결합: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분석
김란(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 객원연구원)
『사회이론』 67호
드라마는 어떻게 ‘고강도 마더링’을 재현하면서 불륜 담론을 새롭게 구성하고, 여성에게 강제된 이중규범을 드러내는가?
본 연구는 jtbc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2016)>를 일하는 기혼여성 노동자의 ‘고강도 마더링’을 재현하는 드라마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주>는 기혼 여성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반영하되 그것을 ‘불륜’이라는 제3항과 접속시키려는 불가능한/어려운 시도를 했는데, 그러한 시도의 성공을 위해서 불륜에 대해 관찰자를 관찰하는 시점을 취함으로써 종래의 도덕화된 불륜 담론을 벗어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이번주>는 고강도 마더링이라는 드라마의 본래적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기존의 사악한 남편과 대비되는 ‘자상한 남편’을 등장시키고 남편의 성찰의 전개에 따라 불륜의 원인을 찾아가되 결국 불륜의 원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불가해한 것’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드라마는 여성을 둘러싼 이중규범의 구조적 강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연다. 엄마를 1차적 양육 책임자로 고착화하는 고강도 마더링 속에서 허덕이던 아내는 시간빈곤을 결정적 계기로 불륜 당사자가 된다. <이번주>는 부부간 역할교환(아빠의 ‘1차적 양육책임’ 체험)을 지지하지만, 상호 용서도, 아이라는 토템도, 도덕화된 담론의 연장선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주>의 결말은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사실상의 서사 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