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온라인 매거진

중국 개혁개방 이후 모유수유 실천의 전개 — 모성과 신체를 둘러싼 엄마들의 분투

이 연구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모유수유가 정치적으로 제도화되며 여성에게 사회적 압박으로 작용했음을 분석한다. 여성들은 이에 전략적으로 대응하지만, 그 과정에서 신체적 고충은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된다. 중국에서 모유수유는 생물학적 본능이 아니라 권력 관계 속에서 형성된 사회적 실천으로 이해된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 모유수유 실천의 전개 — 모성과 신체를 둘러싼 엄마들의 분투

김란(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 공동연구원)

『사회와역사』 144호

중국에서 모유수유는 어떠한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가지는가?

본 연구는 중국 여성들이 경험하는 내권적 마더링의 한 사례로 개혁개방 이후 모유수유 실천의 전개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모유수유에 대한 통치와 실천이 중국의 모성 주체의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탐구하려는 것이다. 본 연구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모유수유 담론과 실천을 서구의 국제기구(WHO, UNICEF 등)로부터 도입된 모유수유 기준에 기반해 중국 인구정책과 연관된 ‘소질(素質)’ 담론과 결합되고, 이후 의료적 담론과 모성주의의 강화로 귀결된다고 분석한다. 모유수유는 일종의 제도적 통치로 부과되었고 여성 행위자들은 나름의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로 그것에 대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성의 신체를 둘러싼 고충과 갈등은 거의 무시되거나 각자 견뎌야 하는 것이 된다. 결국 여성들은 모유수유를 하든 하지 못하든, 자신의 모유수유 실천 여부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압박을 받는다. 모유수유는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본능이라기보다는,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 속에서,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관계들에 침투되는 사회적 권력망이 착종되어 작동하는 사회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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