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한류의 일상화와 자이니치의 정체성 교섭: 참여관찰·심층인터뷰·사진설명하기
한국언론학보 69권 5호, 2025
저자: 박유진(TBS 텔레비전), 홍석경(아시아연구소)
일본 사회에서 일상화된 한류는 자이니치 청년들의 개인적·사회적 정체성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본 연구는 한류가 일상화된 일본 사회에 거주하는 자이니치 청년들의 한류 경험이 개인적·사회적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였다. 현재 일본은 음악, 방송, 미용,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가 일상화되었고 일본의 Z세대는 이를 주류 문화로 수용한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한반도 출신으로 해방과 분단 이전에 일본에 정착한 자이니치는 모국어와 본명도 사용 못하는 차별을 겪어왔다. 모국이 분단되며 남한계 ‘민단’과 북한계 ‘총련’이 나누어져 갈등을 벌여온 가운데, 이들은 각자의 가정 환경과 사상에 따라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게 되었다. 이에 본 연구는 총 16명의 청년 자이니치의 한류 수용이 정체성 교섭에 미친 영향을 참여관찰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분석한다. 또한 사진 설명하기( photo-elicitation [PEI])를 겸비해 연구 참여자가 준비한 사진을 통해 이들의 가치관과 가정 환경, 교육 환경 등의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파악하고 각자의 생애사와 한류 경험을 구체적으로 청취한다. 이론적으로는 아파두라이(Appadurai, 1996)의 민족정경과 미디어정경을 통해 글로벌 문화 흐름의 구조를 파악하고, 바바(Bhabha, 1994)의 탈식민주의와 제3의 공간 개념을 빌려 디아스포라 주체의 정체성 교섭 과정을 해석한다. 나아가 이와부치(Iwabuchi, 2002)가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 대중문화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용·해석되며 ‘문화 공명(cultural resonance)’을 일으킨다고 분석한 논의를 참조하여, 일본 내 한류 수용과 자이니치의 정체성 교섭 과정을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구체화한다. 답변은 ① 한류와의 문화적 공명을 통해 ‘조국’의 정체성을 강화한 경우, ② 한류를 글로벌 문화로 대하며 본인의 제3의 공간에는 끌어들이지 않은 경우, ③ 한류와의 공명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경우로 나뉜다. 결론적으로 일본 내 한류의 일상화는 자이니치가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거나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으나 모두가 이러한 영향을 동일하게 수용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류의 세계적 인기 이면에 존재하는 개인의 정체성 혼란과 교섭 과정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자이니치와 한류의 관계를 통해 대중문화의 교차 지점을 이해하는 데 있어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