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온라인 매거진

포퓰리즘 이성

이 책에서 라클라우는 포퓰리즘과 정치적 정체성 형성 과정을 이론적으로 분석한다. 그는 민주주의와 대표성의 논리 속에서 포퓰리즘의 의미를 재구성해 지젝, 하트와 네그리, 랑시에르와 구별되는 독자적 정치이론을 제시하며, 현대 사회의 정치적 정체성을 이해하는 핵심적 관점을 제공한다.

포퓰리즘 이성

저자: 에르네스토 라클라우

역자: 이승원(아시아연구소 아시아도시사회센터)

빨간소금, 2026

인민(the people)’은 어떤 정치적·담론적 과정을 통해 하나의 집합적 행위자로 구성되는가?

흔히 대중 선동이나 비이성적 정치로 이해되는 포퓰리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책이다. 에르네스토 라클라우는 포퓰리즘을 특정 이념이나 정책 노선이 아니라, 흩어진 사회적 요구들이 ‘인민’이라는 집합적 주체로 구성되는 정치의 핵심 논리로 제시한다.

이 책에서 인민은 이미 존재하는 집단이 아니라, 대표와 명명, 갈등과 적대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치적 결과다. 라클라우는 민주주의가 합리적 합의나 완전한 대표를 통해 작동한다는 통념을 비판한다. 그는 대표의 불완전성과 정치적 갈등이 민주주의의 실패가 아니라 조건임을 강조하며, 포퓰리즘을 제거함으로써 정치를 정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오히려 관료적 통치와 갈등 회피가 깊어질수록, 배제된 요구들은 더 강한 상징과 정동의 형태로 되돌아온다고 분석한다.

라클라우는 또한 지젝, 하트와 네그리, 랑시에르 등 동시대 급진 정치 이론을 비판하며, 대표와 헤게모니를 회피하는 급진성이 정치의 공백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특히 세계화된 자본주의 시대에 정치적 주체는 계급 중심 이론이 주장하듯이 자동적으로 주어지지 않으며, 헤게모니와 담론적 구성의 문제를 통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포퓰리즘 이성》은 포퓰리즘 논쟁을 넘어, 정치란 무엇이며 민주주의는 어떻게 가능한가를 다시 묻는 현대 정치 이론의 중요한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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