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연합뉴스
2025년은 아프리카에 여러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해였다. 2025년 아프리카 지역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 5개는 다음과 같다.
- 글로벌 거버넌스와 아프리카 개발협력
미국의 급격한 원조 축소로 아프리카 개발협력 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는 대륙의 위기와 동시에 자생적 전환을 촉발하며 2025년 아프리카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새로운 주체로 부상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 아프리카 관세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으로 아프리카의 관세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AfCFTA를 통한 역내 자유무역 추진이 외부 충격을 완화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 한 해였다.
- 아프리카 선거와 시위
2025년 아프리카는 고령 지도자 재집권과 선거 불신이 이어지는 등 민주주의 후퇴가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Z세대가 경제난·부패·서비스 부족에 항의하며 대륙 전역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한 해였다.
- 아프리카 경제
2025년 아프리카 경제는 글로벌 불안정 속에서도 4% 내외 성장세와 자원·디지털·인구 확대를 기반으로 회복력을 보여주며, 구조적 도전 속에서도 성장 기반을 넓혀가는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
- 아프리카 대륙의 ‘안보 불안의 확산’과 ‘정치적 군사화의 심화’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군사정권의 확산은 지역 통합체제의 균열을 낳았고, 사헬 전역에 걸친 무장단체 활동의 격화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동반하며 대륙 전반의 불안정을 고착화시켰다. 외부 세력의 군사 개입은 점차 축소되는 대신, 각국은 자국 중심의 안보체계 또는 새로운 외부 파트너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관련 5대 사건은 미국 정책의 변화의 파급 효과(1, 2), 그리고 국내 이슈와 인근 지역과 주고받는 상호 영향(3, 4, 5)의 역내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별되었다.
- 글로벌 거버넌스와 아프리카 개발협력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폐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아프리카개발기금(ADF) 지원 중단 등 미국의 급격한 개발협력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ODA의 약 33%를 담당해 온 미국은 보건·교육·식량안보·인도적 지원·거버넌스 등 주요 분야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 시스템 전반의 기반을 뒤흔드는 구조적 충격으로 평가된다. 특히 예방접종, HIV/AIDS 치료, 여아교육 등 미국 자금에 크게 의존해 온 핵심 프로그램들이 중단됨에 따라 인명 피해가 실질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브라질 바이아대 연구진은 The Lancet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USAID 폐지로 인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취약계층 사망자가 약 1,400만 명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중 상당수는 국가 재정의 30~50% 이상을 외부 원조에 의존하고 있어, 보건·교육 시스템의 흔들림은 빈곤 심화, 거버넌스 약화, 사회 불안정 증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위기가 아프리카가 원조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자생적 경제·사회발전 모델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글로벌 행위자들은 일방적 원조 제공을 벗어나 상생형 파트너십을 요구하는 아프리카의 변화된 입장에 주목하며 협력 방식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25년 국제질서에서 아프리카가 글로벌 사우스로서 향후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향후 새로운 국제 규범을 형성해 나갈 기반을 마련한 중요한 한 해로 평가된다.
- 아프리카 관세
2025년 아프리카 지역의 관세 환경은 주요 교역 파트너들의 보호무역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복합적인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EU와 중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권이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관세 및 비관세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원자재 중심의 수출 구조를 가진 아프리카 국가들에 불리하게 작용하였다. 특히 철강·알루미늄·섬유·농산물 등 다양한 품목에서 관세 부담이 증가하면서 제조업 성장의 속도가 둔화되고, 글로벌 수요 약화와 맞물려 경제 성장률 전망 역시 하향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일부 국가는 국내 물가 안정과 공급망 충격 대응을 위해 필수 품목의 관세를 일시적으로 인하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조치는 재정 건전성 약화라는 부작용을 남기며 구조적 대응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와 같은 대외 환경의 악화 속에서도 아프리카 대륙 내부에서는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rea; AfCFTA)를 통한 단일시장 구축과 무역자유화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각국의 행정 역량·통관 시스템·규제 등 제도적 차이로 실제 관세 철폐 속도나 파급효과에 편차가 있지만, 일부에서는 품목별 양허표 제출과 원산지 규정 정비가 빠르게 진전되며 역내 교역이 점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즉, 아프리카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외부 충격에 직면하는 한편, 역내 자유무역 전략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고 내생적 성장 기반을 확장하고자 하는 양면적 전략이 부각된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별·국가별로 기회와 도전이 교차하는 2025년 아프리카 통상환경의 특징으로, 향후 무역규범 변화와 지역통합의 진전이 경제 회복과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아프리카 선거와 시위
2025년 아프리카 주요 선거에서는 고령 지도자들의 재집권과 선거 불신이 두드러졌다. 말라위에서는 경제난으로 현직 대통령이 패배하고 전직 대통령 무타리카가 복귀했으며, 카메룬에서는 92세 비야 대통령이 8선에 성공해 부정선거 시위가 발생했다. 탄자니아는 사미아 대통령이 압승했지만 야당과 AU가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고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니비사우는 양 후보가 모두 과반 승리를 주장하며 결선 여부를 둘러싼 혼란 속에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2025년 아프리카 전역에서는 인구의 약 60% 이상이 25세 미만일 정도로 압도적으로 젊은 인구구조를 가진 현실 속에서, Z세대가 주도하는 시위가 빈발하며 누적된 사회·경제적 불만이 폭발했다. 케냐에서는 생활필수재 증세와 부패에 항의하는 청년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어 정부의 유혈진압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모로코에서는 교육·의료·고용 문제를 비판하는 ‘GenZ212’ 시위가 대도시로 퍼졌고, 강경 진압 이후 정부가 보건·교육 예산 증액 조치를 내놓았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수도·전기·식수 부족에 항의한 청년 시위가 정권 붕괴와 군부 개입으로 이어졌다.
서부아프리카(나이지리아·가나·세네갈 등)에서도 인플레이션, 실업, 빈곤에 대한 청년층의 분노가 대규모 거리 시위로 표출되었다. 많은 정부가 강경 진압과 구금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인 아프리카의 Z세대는 경제난·부패·기본서비스 부족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전면에 끌어올리며 2025년 아프리카 정치·사회 동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 아프리카 경제
아프리카 경제는 팬데믹 이후 국가별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였으나, 전반적으로는 복합적인 대외 충격 속에서도 견조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25년 아프리카 경제는 지정학적 갈등, 미국의 관세 인상, 글로벌 무역 둔화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따르면 대륙의 평균 성장률은 2024년 3.3%에서 2025년 3.9%, 2026년에는 4.0%까지 점진적 상승이 전망된다. 에티오피아, 니제르, 르완다, 세네갈 등은 5~7%대의 빠른 성장을 기록하며 빈곤 완화와 포용적 성장의 긍정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고, 역내 자원 개발과 AfCFTA 기반의 시장 통합 진전은 동·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구조적 회복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이후 전망에서는 인구 증가와 디지털 기술 확산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경제 전반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중심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등의 리스크는 여전히 성장률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부채 구조조정이 진전될 경우 일부 국가의 재정 건전성과 투자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도 커지며, 아프리카 경제는 구조적 도전 속에서도 성장 기반을 확장해 나가는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
- 아프리카 안보
2025년을 되돌아보면, 아프리카는 군사정권의 고착화, 지역기구 질서의 약화, 외세 영향력의 재편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본격적으로 구조화된 한 해였다. 전년도에 나타났던 안보 불안과 정치적 불안정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대륙 전반의 새로운 정상 상태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서아프리카에서는 부르키나파소 군사정권이 선언한 5년간의 과도기 연장이 사실상 번복되지 않은 채 유지되며, 민주주의 복귀는 명확한 시간표를 상실했다. 이는 안보 위기를 명분으로 한 군사통치의 장기화가 예외가 아니라 하나의 통치 모델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어 니제르·말리·부르키나파소가 공동으로 단행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탈퇴 결정 역시 2025년 동안 실질적 복귀 없이 지속되며, 서아프리카 지역협력 질서의 균열을 고착화시켰다. 이들 군사정권은 ECOWAS의 제재와 개입을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민주주의 규범보다 안보와 체제 유지를 우선시하는 노선을 분명히 했다.
중앙아프리카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대통령궁 쿠데타 시도의 여파가 2025년까지 이어지며, 동부 무장 분쟁의 불안정성이 수도권 정치 안정성에도 구조적 위협이 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사헬 지역에서는 JNIM(Jama’at Nasr al-Islam wal Muslimin)과 IS-GS(Islamic State in the Greater Sahara) 등 이슬람 무장단체의 활동이 감소하지 않은 채 지속되었고, 민간인 피해와 대규모 실향민 문제는 만성적 인도주의 위기로 굳어졌다. 무장단체의 확산은 국가 통제력의 약화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군사정권이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는 핵심 논리로 기능하는 악순환을 낳았다.
한편, 2024년 말 결정된 코트디부아르의 프랑스군 철수는 2025년에 현실화되며, 서아프리카 내 프랑스의 전통적 안보 영향력이 눈에 띄게 축소되었다. 이 공백은 탈식민주의 정서의 강화와 맞물려 러시아, 터키 등 비서구 외부 세력의 안보 관여 가능성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종합하면, 2025년의 아프리카는 안보 위기와 정치 위기가 상호 증폭되며 ‘안보의 군사화’가 구조적으로 정착된 시기였다. 지역기구에 대한 신뢰는 약화되었고, 외세 의존은 단순 축소가 아니라 새로운 파트너로의 전환 양상으로 나타났다. 향후 아프리카 안보의 핵심 과제는 군사적 안정과 정치적 정당성 간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헬을 중심으로 고착화된 인도주의 위기를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저자 소개
박기철(komsi64@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연구원
전) 예비역 육군대령 (육사53기), 청와대, 국방부, 합참, 육군본부 정책부서 근무,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국제관계학과 겸임교수, 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 협력 겸임교수
주요 저서와 논문
『국제정치변동과 글로벌사우스의 부상』 (공저), (사회평론아카데미, 2025).
『United Nations, Indo-Pacific Security and Korean Peninsula 』 (공저), (Routledge Press, 2023).
『코로나19펜데믹,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 (공저), (고려대학교 출판부, 2020).
“Impact of the U.S. Indo-Pacific Strategy on Africa’s Security and Korea’s Diplomacy.” 『JIAS』 31(1), 2024.
“An Analysis of the Scenario of China’s Invasion of Taiwan and Implications for the South Korea-the U.S- Japan Security Cooperation.” 『KJIS』 21(1), 2023.
박채원(chaewon.park@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연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브릭스전공 특임강의교수,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교육분야 전문위원, 국제개발협력학회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주요 저서와 논문
“지식인의 만남과 재구성: 1930년대 상파울루 대학교를 중심으로.” 『라틴아메리카연구(AJLAS)』 38(2), 2025, 33–57.
“국민은 어떻게 감정을 배우는가: 권위주의 시대 브라질 합창교육을 중심으로.” 『포르투갈-브라질 연구』 22(2), 2025, 61–86.
“자립의 윤리와 국가 공동체 기획: 1961–1981년 탄자니아 국가 발전 계획을 중심으로.” 『한국아프리카학회지』 74, 2025, 103–128.
조준화(jh_cho@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강사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 강사, 연세대학교 글로벌행정학과 연구교수
주요 저서와 논문
『글로벌 빈곤과 국제개발협력』 (공저), (박영사, 2023).
“What is Global Saemaul Undong Doing in Africa? – Critical Examining Its Myth and the Reality in Rwanda” 『국제개발협력연구』 15(1), 2023, 69–84.
“Why South Korea is interested in Rwanda: Korean Perspective on Good Governance”, Journal of International and Area Studies, 30(1), 2023, 93-106.
“아프리카 지역공동체의 안보역할연구: ECOWAS와 SADC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주요이슈 브리핑』 5(1), 2022.
김민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 연구보조원
최신 관련 자료
African Development Bank (2025). “Africa’s Macroeconomic Performance and Outlook.” January.
https://www.afdb-org.kr
Africanews (2025). “Ivory Coast begins withdrawal of French troops in January.” January 2.
https://www.africanews.com
Cavalcanti, Daniella Medeiros et al. (2025). “Evaluating the impact of two decades of USAID interventions and projecting the effects of defunding on mortality up to 2030: a retrospective impact evaluation and forecasting analysis.” The Lancet 406(10500), 283-294.
Eurasia Review (2025). “Alliance of Sahel States stepping forward with common economic and security aspirations.” February 3.
https://www.eurasiareview.com
Nardos Bekele-Thomas (2025). “Africa’s economic crossroads: navigating protectionism and seizing opportunity.” African Business, May 29.
https://african.busin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