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온라인 매거진

2025년 아시아 회고: 서아시아의 2025년

2025년 서아시아는 가자 전쟁의 여파로 군사, 외교, 정치적 위기가 동시에 드러났다. 1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군사작전과 6월 이란과의 직접 충돌은 지역 안보를 극도로 긴장시켰다. 7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과 9월 도하 공습은 전쟁을 해상과 외교 영역으로 확산시켰다. 10월 샤름엘셰이크 평화회의에서는 휴전과 인도주의 복구를 논의했으나 전면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2025년의 서아시아는 단일 분쟁이 아닌 ‘전쟁의 확산, 대응, 그리고 중재 시도의 반복’ 속에서 형성된 복합 위기의 장이었다.

2025년 10월 13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평화회의
출처: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

2025년은 서아시아에 여러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해였다. 2025년 서아시아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 5개는 다음과 같다.


  1. 서안지구(West Bank) 무장 조직을 겨냥한 이스라엘 군사작전

1월 21일, 이스라엘군이 ‘아이언 월(Iron Wall)’이라 명명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서안지구 내 무장 조직의 핵심 활동지인 제닌(Jenin)과 툴카름(Tulkarm)에서 시행했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이 작전을 ‘서안의 안보 위협을 약화’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했지만 팔레스타인 측과 인권 단체는 작전의 규모와 민간 피해를 문제 삼았다.

  1. 이란이스라엘 군사 충돌 격화

6월 13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150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100여 대의 드론을 발사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타격하면서 양국 간 지정학적 충돌이 ‘직접 전면전’ 양상으로 진입했다.

  1. 예멘 후티 반군이스라엘 군사 충돌, 홍해 해상 안보 위기 심화

7월 22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이 예멘 내 항구 및 수도지역을 타격한 사건이 확인됐다. 이러한 군사 충돌은 홍해상의 안보 위협을 심화시켜 해운 및 해양 질서에 큰 파장을 미쳤다.

  1. 이스라엘 도하 공습에 따른 아랍·이슬람 긴급정상회의 개최

9월 9일, 도하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이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이에 9월 15일, 도하에서 2025 아랍·이슬람 긴급정상회의(2025 Arab·Islamic Extraordinary Summit)가 개최되었다. 아랍연맹(Arab League)과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들이 함께한 이 회의의 목적은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 이후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고 카타르와의 연대와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1. 샤름엘셰이크 평화회의(Sharm El-Sheikh Peace Summit)

10월 13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2025 가자 평화회의(2025 Gaza Peace Summit)는 가자 전쟁 이후 지역 질서 재편을 논의하는 중요한 외교 무대였다. 약 30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첫 단계 평화안이 제출됐고, 회의는 지역 질서 재편 및 휴전·재건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서론

2025년 서아시아는 여전히 가자 전쟁의 그림자 아래에 있었다. 1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제닌 난민캠프를 공격하며 불붙은 긴장은 6월 이란의 미사일 보복으로 전면 충돌로 번졌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이스라엘 전선’의 재구성을 촉발한 것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를 무대로 이스라엘과 서방 선박을 공격하며 전쟁의 해상 확전을 주도했고 9월 이스라엘의 도하 공습은 전선을 걸프 지역까지 확대시켰다. 이스라엘은 카타르가 하마스 지도부를 비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타격 목표로 삼았고 이 사건은 걸프 국가들을 자극하며 아랍·이슬람 정상회의로 이어졌다. 이러한 긴장 속에서 10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는 휴전과 인도주의 복구를 논의하기 위한 ‘가자 평화 정상회의’가 열렸으나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며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2025년의 서아시아는 단일 분쟁이 아닌 ‘전쟁의 확산, 대응, 그리고 중재 시도의 반복’ 속에서 형성된 복합 위기의 장이었다.

  1. 서안지구(West Bank) 무장 조직을 겨냥한 이스라엘 군사작전

1월 21일, 이스라엘군이 ‘아이언 월(Iron Wall)’이라 명명한 대규모 군사작전은 이스라엘 국경과 인접한 전략 요충지이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통제가 약한 제닌(Jenin)과 툴카름(Tulkarm)을 목표로 수행되었다. ‘아이언 월’ 작전은 단순한 대테러 군사행동을 넘어 가자 전쟁 이후 확산된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재조직화를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였다. 제닌과 툴카름 난민캠프는 하마스 및 이슬람 지하드 요원들이 은신하며 무기 밀수와 조직 활동을 주도하던 핵심 거점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드론, 장갑차, 공중폭격 등을 동원해 해당 지역을 봉쇄·제압했다. 이러한 공세는 안보적 차원에서 하마스 잔존 세력의 약화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민간인 피해와 도시 인프라 붕괴를 초래하며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이번 작전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통제력 약화와 서안지구 청년층의 급진화를 가속함으로써 이스라엘이 의도했던 ‘안보 강화’가 오히려 새로운 불안정의 씨앗으로 작용했다. 결국 ‘아이언 월’ 작전은 군사적 성과보다 정치적 후유증이 더 크게 평가되는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1. 이란이스라엘 군사 충돌 격화

6월 13일을 기점으로 양국은 약 12일간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6월 13일, 이스라엘은 새벽에 200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라이징 라이온(Rising Lion)’ 작전을 개시하며 이란의 핵 및 군사 시설 100여 곳을 타격했고 이에 맞서 이란은 저녁부터 수십~수백 발의 탄도미사일과 수백 대의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하며 보복에 나섰다. 공격에는 사거리 1,0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이 동원되었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동 미사일 방어 체계가 상당수를 요격하면서 피해는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이란이 오랜 기간 억제해 온 ‘직접 타격’ 방식을 공식적으로 채택한 첫 사례로, 기존 대리전(proxy war)의 틀을 넘어 양국 간 직접 군사 충돌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후 며칠간 양측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지속했고 이 갈등은 6월 24일 무력 휴전이 중재되기 전까지 이어졌다.

  1. 예멘 후티 반군이스라엘 군사 충돌, 홍해 해상 안보 위기 심화

7월 22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은 예멘 내 항구와 수도 사나(Sana’a) 일대를 공습하며 대응했다. 이번 사건은 홍해와 아덴만의 해상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후티는 가자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저항 연대’를 자처하며 이란의 지원 아래 홍해 항로를 봉쇄하고 이스라엘 및 서방 선박을 공격해 왔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예멘 내 군사 거점을 직접 타격함으로써 분쟁을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다층적 전장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맞대응은 단순한 보복을 넘어 홍해 해상 수송로의 안전을 둘러싼 글로벌 이해관계를 자극했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의 연합 해상작전 재개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예멘 위기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란 축의 대리 세력망을 통해 지역 전반의 안보 위기로 확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중동 분쟁이 더 이상 지역적 한계 안에 머물지 않음을 상징한다.

  1. 이스라엘 도하 공습에 따른 아랍·이슬람 긴급정상회의 소집

9월 9일,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은 가자 전쟁 이후 고조된 지역 긴장을 걸프 중심부로 확산시킨 결정적 사건이었다. 이스라엘은 카타르가 하마스 정치국 지도부를 비호하며 자금 및 외교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 도하 외곽의 특정 시설을 ‘테러 지휘 거점’으로 지목해 공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이 공격은 주권 국가에 대한 명백한 침해로 간주되어 아랍·이슬람권 전체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드물게 공동성명을 통해 카타르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고 9월 15일, 도하에서는 아랍·이슬람 긴급정상회의(2025 Arab·Islamic Extraordinary Summit)가 소집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보호를 위한 연대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각국의 대이스라엘 정책, 미국과의 관계 그리고 하마스에 대한 평가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걸프 왕정국들은 외교적 자제와 안정 유지에 무게를 두었고 반면 이란과 시리아 등은 대이스라엘 강경 노선을 주장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공동 대응 성명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를 보이며 이슬람권 내부의 정치적 균열과 이해관계의 복잡성을 부각시켰다.

  1. 샤름엘셰이크 평화회의(Sharm El-Sheikh Peace Summit)

10월 13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2025 가자 평화회의(2025 Gaza Peace Summit)는 장기화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지역 질서의 재편을 모색한 첫 본격적 외교무대였다. 이 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이집트) 대통령이 공동 의장을 맡았으며, 미국·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가 핵심 중재국으로 ‘가자 휴전 선언(Gaza ceasefire deal)’에 서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주요 아랍국가와 유럽연합도 참여하는 다자 협의체 형태로 개최되었다. 회의의 핵심 의제는 휴전 합의, 인도주의 복구, 그리고 전후 가자 통치 체제의 재정립이었다. 안보 우선의 이스라엘, 주권 보호를 내세운 팔레스타인, 이해가 엇갈린 아랍국가, 그리고 소극적 서방의 태도가 맞물려 결과적으로 전면적 휴전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회의 과정에서 나타난 각국의 외교적 복원력은 향후 중동 외교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했다. 이집트는 중재 외교를 통해 지역 외교의 중심으로 복귀했고 튀르키예와 카타르는 비국가 행위자(하마스, 후티, 무슬림형제단 등)와의 소통 능력을 무기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은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 지역 질서 회복을 우선시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동 외교가 대립과 협력, 경쟁과 연대가 공존하는 복합적 다층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

2025년의 서아시아는 가자 전쟁의 잔영 속에서 안보, 외교, 그리고 정체성의 균열이 동시에 드러난 해였다. 1월의 서안지구 군사작전에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강경 노선은 6월 이란과의 직접 충돌로 이어지며 전면전의 국면을 열었고 7월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은 전쟁의 파고를 홍해와 글로벌 해상로로까지 확장시켰다. 9월 도하 공습과 그에 따른 아랍·이슬람 정상회의는 전쟁이 군사적 영역을 넘어 외교적 균열로 번졌음을 보여주었으며 10월 샤름엘셰이크 평화회의는 이러한 혼돈 속에서도 외교적 복원의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첫 시도였다. 2년의 가자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는 다시금 아랍권 외교의 중심 의제로 부상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2025년의 서아시아는 휴전도, 합의도 아닌 ‘불안정한 균형의 지속’이라는 현실로 귀결되었다. 미국의 영향력 약화와 비미국 중심 다자외교 강화라는 흐름 속에서 각국은 자국의 안보 이익과 외교적 입지를 조율했지만, 이 과정에서 지역의 구조적 불평등과 정체성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고 이는 향후 중동 질서 재편의 새로운 불씨로 남았다.

저자 소개

한하은(elifhan@snu.ac.kr)

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공동연구원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주요 저서와 논문>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정치적 도구: 이슬람 포퓰리즘에 대한 연구.” (공저), 『한국중동학회논총』 46(1), 2025.

“AKP의 여성운동에 대한 태도와 정책을 통해 본 튀르키예의 정치 이슬람 연구 -에르도안 대통령 선출 이후, 여성운동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지중해지역연구』 26(1), 2024.

“중동 주요 3개국 정부 정책 변화와 한류 수용 양상에 대한 고찰: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공저), 『아시아리뷰』 13(3), 2023.

“세속주의 국가 튀르키예에서 친이슬람정당 AKP 20년 집권에 따른 정치 이슬람 연구: AKP 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Muslim-Christian Encounter 15(2), 2022.

“터키에서 정치 이슬람과 히잡 착용 관계 연구; 에르도안 대통령 선출 이후, 여성운동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한국중동학회논총』 41(3), 2021.

<최신 관련 자료>

Tondo, Lorenzo (2025). “Israeli security forces launch operation in West Bank city of Jenin.” The Guardian, January 21.

https://www.theguardian.com

Al Jazeera (2025). “Iran launches waves of missiles at Israel in response to attacks.” June 13.

https://www.aljazeera.com/

Ehab, Yomna & Mohammed Ghobari (2025). “Israel launches first strikes on Yemen in weeks, Houthis retaliate with aerial attack.” Reuters, July 7.

https://www.reuters.com/

Magee, Caolán (2025). “Arab-Islamic summit: Qatar’s emir vows to ‘confront Israeli aggression’.” Al Jazeera, September 15.

https://www.aljazeera.com/

France 24 (2025). “‘We have peace in the Middle East,’ Trump tells Gaza Summit in Egypt.” October 13.

https://www.france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