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온라인 매거진

주체가 사라진 민주주의, 누가 복원할 것인가?: 한상원, 『데모스의 민주주의: 정치 공동체와 주체적 역량에 관한 철학적 시론들』 (2024, 도서출판 b)

이 책은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 아니 어쩌면 모든 문제의 핵심을 정치의 위기에서 찾으며, 정치를 회복하기 위해 서는 근본적인 수준에서 민주주의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보기에 정치의 위기는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제도 일부가 제 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거나, 새로운 현상에 대응하는 원리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의 원인은 바로 민주주의 그 자체가 부 정되는 '탈민주화'에 있으며, 민주주의가 인민(people)에게서 그 권력이 나오는 정치체라는 사실이 망각되고 인민이 더 이상 정치적 주 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체가 사라진 민주주의, 누가 복원할 것인가?: 한상원, 『데모스의 민주주의: 정치 공동체와 주체적 역량에 관한 철학적 시론들』 (2024, 도서출판 b)

이승원(아시아연구소 아시아도시사회센터)

『마르크스주의 연구』22권 1

우리 정치는 어쩌다 이 꼴이 되었나?

이 책은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 아니 어쩌면 모든 문제의 핵심을 정치의 위기에서 찾고 있으며, 정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수준에서 민주주의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위해 저자는 이 책의 부제가 ‘정치 공동체와 주체적 역량에 관한 철학적 시론들’인 것처럼, 칸트와 마르크스에서 시작해서, 아도르노, 아렌트, 발리바르, 버틀러를 거쳐 라클라우와 무페에 이르기까지 정치 공동체와 그 구성원을 둘러싼 복잡하고도 논쟁적인 철학적 사유를 전개한다. 저자가 바라보는 정치의 위기는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제도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거나, 새로운 현상에 대응하는 원리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 위기는 민주주의 그 자체가 부정되는 ‘탈민주화’에 있으며, 그 핵심은 민주주의의 주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체의 사라짐이란 곧 민주주의가 분명 데모스(demos), 즉 인민(people)에게서 그 권력이 나오는 정치체라는 사실이 망각되고 정치적 주체로서의 인민의 자격이 점점 부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저자에게 오늘날 민주주의 정치의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주체성의 위기’인 것이다. 이 글은 이러한 주장이 담긴 이 책에 대한 비판적 서평이다.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