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중동 시민사회의 도전과 변화: 권위주의 체제 속에서의 역동적 가능성
『아시아리뷰』 14권 3호
중동 지역에 시민사회란 존재하는가? 최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아랍의 봄 이후 민주화의 기대가 무너지고, 다시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튀르키예에서는 레제프 타입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대통령이 2003년 집권 이래 장기 집권의 길을 본격화하며 권위주의적 통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와 튀니지 역시 아랍의 봄을 통해 독재 정권을 축출한 후 민주주의로 전환에 실패하며 권위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압델 팟타흐 엘시시(Abdel-Fattah el-Sisi) 대통령이 2013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하며 시민사회의 활동을 억압하고 있다. 튀니지의 카이스 사이드(Kais Saied) 대통령은 2021년 의회를 해산하고 헌법을 개정하여 입법부와 사법부를 장악하면서 권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권력 분배 제도에 갇힌 이라크 시민사회: 티슈린 운동이 보여준 가능성과 정치 제도적 한계
저자: 황의현(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본 연구는 티슈린 운동을 사례로 이라크 시민사회의 가능성과 한계를 권력 분배 원칙에 따라 수립된 정치 제도와의 관계에서 분석한다. 티슈린 운동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도하고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정치적 변화를 추구하며 종파 대립과 분열에서 벗어나 시민의 통합과 연대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이라크 시민사회 운동을 대표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동시에 기존 정치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본 연구는 티슈린 운동의 전개 과정을 사례로 이라크 시민사회의 한계를 권력 분배 제도가 형성한 제도적 한계에서 검토해 시민사회 발전이 정치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으로서 정치 제도적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요르단 선거 과정을 통해 살펴본 시민사회의 역동성
저자: 안소연(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그동안 정치학계에서 권위주의 국가들의 선거 효용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권위주의 국가 선거는 결국 권위주의 체제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입장과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 절차적 학습이 이루어져 장기적으로는 정치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두 가지 입장으로 나뉘어 열띤 논쟁이 이루어져 왔다. 요르단은 권위주의적 왕정 국가인 동시에 다당제 의회 선거가 주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대표적인 경쟁적 권위주의 체제 중 하나이다. 요르단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따라 투표를 할 수 있는 자유가 허용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요르단 시민들의 정치적 참여가 다른 메나 지역 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활발한 가운데 요르단 시민사회의 정치적 참여는 공식적인 의회 선거뿐만 아니라 대학교 학생 위원회(Student Council) 선거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특히, 대학교 학생 위원회 선거 캠페인 과정은 정치 선거만큼이나 치열하고 선거 결과 또한 요르단 의회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예고편으로 평가되는 만큼 의미가 크다. 한편, 부족주의적 관행은 요르단 시민사회의 올바른 정치 참여를 저해하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사회의 새로운 움직임도 함께 목격되고 있다. 선거법을 개정한다거나 다원성을 주장하는 선거 캠페인 등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더 낳은 정치로 나아가려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요르단 시민사회가 다양한 선거 과정을 통해 보여준 정치 참여 양상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요르단 시민사회의 역량을 평가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22년 9월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의 대규모 시위와 그 이후의 사회적 변화를 분석한다. 특히 이 연구는 이란 시민사회와 여성운동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2022년 시위를 조명한다. ‘여성, 생명, 자유’라는 구호 아래 전개된 이 시위는 단순한 히잡 의무화 반대를 넘어 이란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광범위한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1990년대 후반 하타미 대통령 시기의 시민사회 형성, 2006년 백만 서명운동, 2009년 녹색운동 등 주요 사건들을 통해 이란의 시민 불복종 운동은 진화해왔다.
2022년 시위의 특징은 전국적 확산, 세대와 계층을 초월한 참여, 소셜 미디어를 통한 국제적 연대, 창의적 저항 등으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슬람 정권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하였다. 특히 청년층과 여성들의 적극적 참여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이란 사회 변화에 대한 깊은 열망을 반영한다. 본 연구는 2022년 히잡 시위에 대한 정부의 대응, 특히 히잡법 강화 등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저항 양상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이란 사회의 심각한 분열과 향후 변화 가능성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2022년 시위는 단순한 반정부 시위를 넘어 이란 시민사회의 성숙도와 역량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는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시민사회 운동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민주화, 여성 권리, 중동 사회 변화에 대한 폭넓은 논의에 기여한다. 또한 이 연구는 이란의 시민 불복종 운동의 역사를 고찰함으로써 이란의 정치·사회적 미래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Politics of Social Entrepreneurship in Egypt
저자: 한새롬(숙명여자대학교)
The 2011 uprisings in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sparked extensive research on civil society and grassroots mobilizations, deepening our understanding of their relationships with regional regimes. Despite these contributions, the debate on civil society in the region has largely overlooked its evolution amid the resurgence of authoritarianism. This article addresses this gap by examining Egypt’s social enterprise sector as a significant element of civil society in the post- uprising context. By analyzing social enterprises, the study argues that in countries such as Egypt, where the aspirations of democratic resistance forces have been abruptly curtailed by a return to authoritarianism, social enterprises can transform into political spaces that extend beyond their traditional and conventional functions. This approach to social enterprises can contribute to a more nuanced understanding of Egyptian civil society in the current authoritarian context.

